"무심천서 물장구치며 환경 사랑 배워요"
"무심천서 물장구치며 환경 사랑 배워요"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6.08.15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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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맞은 '무심천 어린이 여름학교' 행사 열려
   
지난 4일 무심천 꽃다리 둔치에서는 '무심천 어린이여름학교'가 열렸다. 80여명의 초등학교 어린이들과 2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한 이날 행사는 하천 옆 너른 공터에서 어린이들의 숨바꼭질과 달리기 시합, 첨벙첨벙 물싸움에 고기잡기 놀이까지, 한바탕 신나는 풍경이 도심에서 펼쳐졌다.

해마다 무심천 일원에서 진행되는 무심천사랑 여름학교는 10주년을 맞아 무심천 둔치와 무심천의 발원지 중 하나인 내암리를 찾아가 곤충도 관찰하고, 물고기도 잡으며 신나게 하루를 보내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행사는 어린이들이 계곡을 탐사하며 물속에 사는 곤충과 주변식물을 찾아보는 것은 물론이고, 여행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주우며 무심코 버린 쓰레기가 무심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도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무심천이 갖는 우리 고장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며 물의 소중함을 배우는 기회도 가졌다.

청원군에서 발원하여 청주 시내 한가운데를 흐르는 무심천은 삼사십년 전만 해도 어머니들의 빨래터요, 어린이들의 놀이터요, 아버지들의 휴식터였다. 청주 시민의 젖줄로 서민들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고 흐르던 삶의 현장이었다.

하지만, 경제와 성장의 논리 속에 도시화·산업화에 편승된 개발로 인해 무심천은 생명의 공간보다는 편리의 공간으로 바뀌게 되면서 썩은 하천으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런 가운데 무심천 되살리기 운동이 시작되었고, 더 이상 방치하면 안된다는 우려감과 환경에 대한 인식전환의 일환으로 지난 1997년 무심천사랑시민모임에서 처음으로 여름학교를 열었다.

이들은 어린이들이 맘껏 뛰어 놀 수 있는 무심천을 만들어 주기 위해 어린이들이 맘껏 뛰어 놀 수 있도록 깨끗한 무심천을 만들어 달라는 메시지를 담고 행사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공동주최를 맡고 있는 생태교육연구소 '터' 신제인 소장은 "처음 여름학교를 개최할 때만 해도 더러운 무심천에서 어떻게 수영을 할 수 있냐는 반응들이었지만, 10년의 역사를 지닌 지금은 아무 거리낌없이 무심천에 뛰어들 정도로 많이 깨끗해졌다"고 말하고 "이렇게 지속적으로 여름학교를 개최하는 이유는 무심천이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고, 청주와 애환을 같이 했던 하천으로 어린이들이 직접 무심천에서 뛰놀며 추억을 만들어감으로써 무심천을 어떻게 가꿔야 하는지, 미래도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도록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작은 실천이 지속되면서 무심천이 변하고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비록 더디지만 생명력을 잃어가던 무심천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학교 운동장마저 좁아지는 현실에서 무심천은 열린 공간의 장으로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다.

무심천사랑 여름학교를 마치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꼭꼭 써내려간 무심천사랑 글쓰기는 우리 모두에게 어린 아이 눈높이로 환경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될것이다.

무심천 여름학교를 마치고

금천초 2년 송민경

무심천 옆 느티나무 아래로 여름학교 입학식을 하러 갔다. 가서 하늘색 티셔츠로 갈아입고 깃발을 만들기로 했다. 여름, 하면 떠오르는 것으로 모둠이름을 하기로 했다. 우리는 각자 소리를 지르는데 ‘민들레’ 밖에 안 들렸다. 그래서 우리 모둠 이름을 민들레라고 했다. 우리 모둠 이름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깃발을 들은 사람은 이진환이었다.

버스를 타고 계속 가는데 과자가 먹고 싶어서 선생님한테 물어 보았다.

“선생님, 과자 먹어도 돼요?”

“그럼, 먹어도 되지.”

과자 봉지를 찢어서 친구들과 나누어 먹었다.

내암리에 도착했다. 내암리는 무심천 물이 처음 시작하는 곳이다. 내암리 물은 너무 깨끗했다. 처음에 도착해서 내암리를 더 깨끗하게 하려고 우리는 쓰레기를 주웠다.

내암리 계곡에서 유령거미도 보고 날도래도 보았다. 유령거미는 징그러웠지만 날도래는 귀여웠다. 가장 깜짝 놀란 것은 철사벌레이다. 철사벌레는 여치 꽁무니에서 나왔다. 너무 무서워서 소리를 질렀다.

그 다음 물놀이를 신나게 했다. 물먹고 웃고 울고 노니까 너무 재미있어서 또 가고 싶다.

내암리에서 여름학교를 한 이유는 무심천 물이 어디서 시작되고 얼마나 물이 깨끗한지 알아보기 위해서이다.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지 말고 똥마려워도 참고 화장실에 눴으면 좋겠다. 그러면 무심천이 지금보다 더 깨끗해진다. 나도 똥마려워도 참고 쓰레기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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