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고졸시대’의 이·취임
‘新고졸시대’의 이·취임
  • 문종극 기자
  • 승인 2013.02.2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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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문종극 <편집국장>

지난주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고졸채용 목표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공공기관은 앞으로 임금·승진 등에서 고졸자에게 대졸자에 비해 차별을 두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승진에 있어서는 고졸자를 별도로 분리·운영하는 별도직군을 신설해 관리자까지 성장하거나 직군 전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임금은 대졸초임의 70% 이상을 지급하도록 보수하한액을 설정하고, 4년 뒤부터는 대졸초임과 동등한 수준의 보수를 제공하도록 했다.

정부는 이러한 개편안을 남동발전, 수자원공사, 농어촌공사, 국민연금, 연구재단, 신용보증기금 등 6개 시범기관을 시작으로 모든 공공기관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런가하면 KDB산업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4년제 사내대학인 KDB금융대학교를 개교했다.

이 또한 고졸자를 위한 것이다. 정규학사학위가 수여되는 4년제 대학으로 학업·취업 병행 시스템인 이 대학 제1회 신입생 78명은 모두 고졸이다. 이들의 교육경비는 전액 회사가 부담하며 지역 근무자를 위해 통학 여비, 숙박, 셔틀버스 등도 지원된다. 고졸 취업자를 위한 정책인 것이다. 먼저 취업하고 일을 하며 공부하는 ‘선취업 후진학’. 새로운 변화를 몰고오는 한 줄기 바람인 것이다.

이 같은 일련의 변화는 이른바‘新고졸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것이다. 그야말로 고졸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고졸 시대’를 연 마이스터고 1기 졸업생들이 배출됐다.

이달 초에 전국 21개 마이스터고가 올해 3375명의 예비 명장들을 사회에 내보냈다.

첫 성적표는 기대 이상이다. 졸업생 가운데 93.54%(3157명)가 이미 삼성전자, KT 등 유수 기업체에 취업했다. 특성화고의 올해 취업률이 37.5%인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눈부신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마이스터고의 취업률로만 보면 확실한‘신고졸시대’가 열렸다. 졸업생들은 대기업 26.9%, 중견기업 12.1%, 중소기업 45.2%, 공기업에 15.8%가 입사했다. 이를보면 양적인 면과 질적인 측면 모두 성공한 것이다.

마이스터고 출신 10명 중 4명이 명문대 출신도 쉽지 않은 대기업과 공기업에 합격한 것이다.

중공업 엔지니어와 외항선 항해사 등 웬만한 대졸자보다 많은 보수를 받거나 자동차 손해사정사 같은 전문직에도 학력 편견을 깨고 진출하는 사례도 나왔다.

마이스터고는 이명박 대통령이 “학력을 뛰어넘어 능력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도입한 ‘명품’ 특성화고다. 2008년 국정과제로 내건 후 대상 학교를 38개교까지 늘린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고교 다양화’ 정책이기도 하다. 결과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학벌주의’를 깨기 시작한 모범사례로 평가 되고 있다.

어제 사저로 돌아간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한 정책 중 가장 훌륭한 정책으로 꼽을 수 있다.

때문인지 이달 초 마이스터고 1기 졸업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을 계기로 학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반드시 능력으로 평가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내놓은 정책의 성공에 고무된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있었던 퇴임연설에서도 이를 빼놓지 않았다. “학력중심 사회를 지양하고 능력중심 사회를 여는 신고졸시대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책으로 인해 ‘대학 졸업장 중시’ 분위기도 조금씩 깨지고 있는 듯하다.

그 추세가 역력하다. 기업, 학교, 정부가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학력 인플레이션을 없애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신고졸시대’가 대한민국을 능력중심 사회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오늘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할 정책 중 하나가 ‘新고졸시대’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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