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세상
박해옥
도저히 막을 수가 없겠다
귀잠에서 막 깨난 개나리 입방아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신발짝 벗어지게 퍼진다
나뭇가지에 가닥가닥
국숫발 같은 햇살 널리고
산중 바람이 도회로 내려와 흥정을 한다
헛소문은 아닌갑다
사방 어리운 파르께한 유전자
땅은 등 간지러 몸을 뒤채고
젖비 한바탕 주시려나
몽글몽글한 유방구름이 비를 머금는다
풀싹처럼 조잘대며
새떼 휘 지나는 창가
꿉꿉한 마음 봄볕에 내 너니
가슴에 핑 괴이는 春心
봄, 맞다
※ 계절의 틈새로 봄바람이 불더니 몽글몽글 봄촉이 돋아난다. 표정없이 우두커니 무심천변에 서 있던 벗나무도 봄 앞에선 어쩔 수 없나보다. 가지끝마다 툭툭 불거진 꽃몽우리 매달고 햇살따라 아롱댄다. 기어이 오고야 마는 봄 손님에 괜시리 마음만 분분하니 봄은 봄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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