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보내온 마지막 급여'…해군 4월분 지급
'바다에서 보내온 마지막 급여'…해군 4월분 지급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4.1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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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보내 온 진급 뒤 처음이자 마지막 급여…'

침몰 천안함에서 주검이 돼 돌아온 고 김태석 상사의 부인 이수정씨(36)는 남편의 급여통장을 아직도 열어보지 못했다. 월급날이 나흘이나 지났지만 차마 확인할 수 없었다.

남편이 승선하기 직전 "다음달(4월)에 상사로 진급하니까 급여도 오를거야"라고 한 말이 아직도 귀에 맴돈다.

지난 1일자로 상사 계급장을 단 남편의 처음이자 마지막 상사 월급, 금새 수정씨의 뺨을 타고 눈물이 흘렀다.

남편은 상사 계급을 단 늠름한 모습대신 지난 7일 싸늘한 시신이 돼 수정씨 품으로 돌아왔다.

수정씨는 "진급하고 첫 월급인데 외식 한번 못하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실종자 서대호 하사의 어머니 안민자씨(52)도 아들의 급여 통장을 받아 들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아들 친구를 시켜 확인한 통장에는 108만 원 정도의 급여가 찍혀 있었다.

자동 이체되는 적금 50만 원짜리와 25만 원짜리를 빼고 나니 30만 원이 조금 넘는 금액만 남아 있었다.

온데간데없는 아들 대신 받아 든 급여 통장에 또다시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20일이 다 돼 도록 생사조차 모르는 아들이 차디찬 바다 속에서 보내온 마지막 급여 통장이라는 생각에 억울함과 서글픔이 교차했다.

안씨는 "돈이 다 무슨 소용이냐. 생사도 모르는 내 아들 얼굴 한번 보고 싶다"고 흐느꼈다.

앞서 해군은 지난 9일 고 남기훈·김태석 상사를 포함한 천안함 실종자 44명의 4월분 급여를 정상 지급했다. 오는 20일에도 4월분 수당을 정상 지급할 예정이다.

해군 관계자는 "남기훈·김태석 상사는 시신으로 발견된 만큼 이달까지만 급여가 정상 지급됐고, 다음 달부터는 가족 연금으로 전환할지 여부를 관련 규정을 토대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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