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어엿한 오리아빠"
"이젠 어엿한 오리아빠"
  • 노진호 기자
  • 승인 2009.09.02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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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기 전 내수읍장 퇴직후 농장경영 구슬땀
오리농장에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는 퇴직 공무원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민성기 전 내수읍장(62).

민 전 읍장은 청원군 북이면 용계리의 농장(7933㎡)에서 오리 1만5000마리를 키우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퇴직 후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는데도 힘든 오리사육을 하게 된 이유를 묻자 "내수읍장 재직 당시 심각한 농촌문제를 절감하며 '60대가 농업을 포기하면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퇴직하면 꼭 농업을 하겠다고 스스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앞으로 20년은 더 일해야 하는데 허송세월만 할 수는 없지 않으냐"며 "새로운 인생을 위해 달리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 전 읍장이 오리농장을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년 전쯤. 그는 퇴직 6개월 후인 지난해 초 갑작스러운 뇌경색 초기 증상이 찾아와 운동과 노동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민 전 읍장은 "심심풀이 운동보다는 땀도 흘리고 수입도 보장되는 노동을 하고 싶었다"며 "친구인 박종수 북이신협 이사장과 동업으로 오리농장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운영 초기에는 경험·기술 부족 등으로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지금은 주원농산의 70여 위탁농가 중 상위그룹에 속할 정도로 정착단계에 올랐다. 그는 "오리농장을 한 뒤 수입도 수입이지만, 건강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지난 1967년 8월 공직에 입문한 민 전 읍장은 문의면장, 북이면장, 내수읍장 등을 거쳐 2007년 6월30일 40년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그는 "근무지역에 대한 사랑과 주민에 대한 무한봉사 정신을 실천하려 나름대로 애썼으나, 제대로 이루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고 회고했다.

"(오리농장이)처음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민 전 읍장은 "40년 공직생활이 그러했듯이 남은 삶도 지역주민들과 함께 동고동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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