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병원 교수 첫 사직처리 왜?
충북대병원 교수 첫 사직처리 왜?
  • 이용주 기자
  • 승인 2024.05.21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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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침 `증원 반발' 불가
김석원 교수 의지 확고 속
`여건 악화' 사적 이유 들어
수리 가능 … 연쇄사직 우려

속보=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사직서를 낸 충북대병원 교수 가운데 첫 수리 사례가 나오면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달 2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직의 변을 토로한 후 지난 10일 진료를 끝으로 병원에 출근하지 않던 김석원 정형외과 교수의 사직서가 지난 20일 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본보 21일자 1면 보도>.

충북대의대·병원 교수 200여명 중 60% 이상의 교수가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수리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교수의 사직서가 수리된 이유에 대해 대학측은 사직 의사가 완고하다는 뜻과 함께 개인적 사유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충북대 관계자는 “김 교수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사직 이유를 밝힌만큼 사직 의사가 확고하다는 판단하에 사직서가 수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 교수의 사직서가 수리된 배경이 의문으로 남는다.

의대정원 증원과 관련해 그동안 사직서가 수리된 경우가 없었다. 사직서 제출 사유가 의대 증원에 대한 반발일 경우 대학은 이를 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초 사직서 제출이 시작될 당시에 교수들은 큰 봉투에 개별 사직서를 넣어 총장에게 제출했다”며 “총장은 이를 의대 증원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것으로 판단했고 교육부 역시 의대 증원과 관련한 사직서는 수리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려, 대학에서 수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증원될 의대 학생들의 교육을 감당할 자신감이 없어 사직서를 낸 경우는 사안이 다를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할 수 없는 것과 달리, 의대 교육 여건 등에 대한 회의감 속에 제출된 사직서는 전직(轉職)과 같은 `사적 영역의 이유'로 제출된 사직서처럼 수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의 사직서 수리가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는 얘기다.

향후 의대 교수들이 사적인 이유를 들어 사직서 제출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충북대의대 교수회 측은 “증원을 반대하는 것이 아닌 증원으로 인해 어려워진 교육 여건을 왜 감당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인해 사직을 할 교수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적지 않은 교수들이 이 환경을 받아들이면서 교육, 진료 등을 진행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주기자

dldydwn042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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