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쏟아지는데” … 하천에 공사 장비·자재 방치
“물폭탄 쏟아지는데” … 하천에 공사 장비·자재 방치
  • 정윤채 기자
  • 승인 2023.06.29 1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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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죽천교 가경천 일원 상수도관 등 곳곳 적치
인근 주민들 “5년 전 큰 침수피해 벌써 잊었나” 눈총
시, 상수도관 고정·만일사태 대비 관계자 상주키로”
29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충북 전역에 집중호우가 내린 가운데 가경천 가경지구 지방하천 정비사업 공사가 진행 중인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죽천교 일대 가경천에 상수도관 등 공사 자재가 금세라도 급류에 휩쓸릴 듯 위태롭게 적치돼 있다. /정윤채 기자
29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충북 전역에 집중호우가 내린 가운데 가경천 가경지구 지방하천 정비사업 공사가 진행 중인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죽천교 일대 가경천에 상수도관 등 공사 자재가 금세라도 급류에 휩쓸릴 듯 위태롭게 적치돼 있다. /정윤채 기자

 

“집중호우로 죽천교부터 석남교 구간 건물과 주택, 아파트 등이 침수피해를 입은게 엊그제 같은데 장마철에 저 육중한 상수도관을 하천에 쌓아두는게 이해가 안됩니다.”

29일 오후 3시쯤 장대비가 내리던 시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죽천교 인근 주민의 말이다.

이 일대는 지난 2017년 7월 16일 오전 시간당 90㎜ 안팎의 폭우로 가경천이 범람해 큰 피해를 입었다.

누적강우량 290㎜를 기록한 이날 죽천교에서 석남교까지의 가경천 일대 곳곳이 범람하면서 주택과 아파트, 상가는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이 일대 지하실과 지하주차장이 침수되면서 수백대의 차량이 침수피해를 입었고 일부 빌딩에서는 지하실에 위치한 기계실이 침수돼 엘리베이터 가동이 멈추면서 입주자들이 며칠을 계단으로 걸어서 오르내리는 불편을 겪었다.

현재도 일부 상가나 빌딩에서는 건물입구에 모래주머니를 쌓아놓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을 정도로 이 일대 주민들에게 하천범람은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당시 범람원인 조사에서 가장 큰 원인으로 거론된게 상류에서 떠내려온 통나무가 석남교 교각에 걸리면서 석남교 자체가 댐같은 역할을 했다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진행된 수해복구 공사에서 석남교는 교각이 없는 다리로 설계됐다.

하천변에서 만난 김모씨는 “자칫 상수도관이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가다 어느 지점에서 켜켜이 쌓이게 되면 몇년 전 집중호우 때처럼 댐 역할을 해 가경천이나 하류의 석남천이 범람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혀를 끌끌 찼다.

죽천교 하류 하상에 적치된 상수도관은 청주시 상수도사업본부에서 발주한 `가경천 죽천교 일원 상수도 이설공사' 자재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경천 가경지구 지방하천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충북도에서 이 일대에 매설된 상수도관이 낮게 매설돼 있어 사업추진에 걸림돌이 된다며 더 깊이 매설해줄 것을 요구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146m 구간의 상수도관로를 새로 매설한다. 지난 3월 착공, 오는 8월 준공 예정이다.

취재가 시작되자 청주시 상수도사업본부와 시공사는 상수도관을 고정시키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시공사 관계자를 상주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하천에 물이 불어 당장 상수도관을 옮기는게 어려워짐에 따라 일단 상수도관 전체를 묶어서 고정했고 시공사 관계자가 상주하면서 기상예보를 참고해 시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충북 11곳의 시·군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했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60㎜ 또는 12시간 110㎜ 이상 강우량이 예상될 때 내려진다. 3시간 90㎜ 또는 12시간 180㎜ 이상일 땐 호우경보다.

/정윤채기자

chaezip12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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