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만 도민 생명·재산 지키는 최일선 보루
160만 도민 생명·재산 지키는 최일선 보루
  • 정윤채 기자
  • 승인 2022.11.08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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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오늘 소방의날...
충북 소방안전 컨트롤타워 119종합상황실을 가다
73명 상황관리팀 4개 조로 나눠 24시간 가동
신고전화 빗발 … 스크린에 연신 사고정보 표시
골든타임 지키기 위해 1분 1초 초긴장 모드
주취자·비응급 무리한 요구 업무 혼란 초래도
119종합상황실 내부 모습. /충북소방본부 제공
119종합상황실 내부 모습. /충북소방본부 제공

 

서울 이태원 참사에 대한 부실 대응 논란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경찰, 서울시, 용산구청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소방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에서 그랬듯 소방은 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최일선 보루다. 이태원 참사여파속에 오늘(11월 9일)로 소방의 날 60돌을 맞았다. 160만 충북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에 일분 일초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 충북 소방의 심장부, 119종합상황실을 취재했다.


60주년 소방의 날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9시. 충북 소방안전 컨트롤타워인 충북도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은 빗발치는 신고전화에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영화 속 장면을 떠 올리는 대형 스크린에는 연신 접수된 신고 상황과 구급대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띄워지고 있었다. 
요란한 신호음과 함께 심정지 환자 신고 한 통이 접수됐다. 가족이 쓰러졌다고 말하는 신고자의 목소리에서는 다급함과 두려움이 묻어났다. 
“쓰러지셨는데 의식이 없다고 합니다.”
 “어머님! 제 말에 집중하세요. 주소가 어디시라고요?”
 “구급차 출발했습니다. 전화 끊지 마세요.”
 “소리 맞춰 가슴 압박하시면 됩니다.”
신고가 접수된 지 몇 분도 채 되지 않아 상황실에 근무하는 전문 수보요원의 관제로 구급차가 출동했다. 다른 요원은 구급차 도착전까지 신고자가 직접 응급처치를 진행할 수 있도록 심폐소생술을 안내했다. 신고자의 다급한 목소리와 심폐소생술 박자를 알리는 전자음이 교차했다. 상황실에 있는 모든 요원들의 움직임은 신속했지만 침착했다. 
이중에는 김형우 소방장도 있다. 2010년 소방관으로 임명돼 상황실에 근무한지 4년 차인 김 소방장은 지난달 7일 신음소리만 들리는 신고 전화를 받고 신속한 판단과 대처로 생명을 살려 화제가 된 바 있다. 신고 접수 당시 신고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30초 가까이 “으으으” 신음소리만 냈다.
김 소방장은 위급 상황임을 직감하고 곧장 위치정보시스템(GPS)을 통해 신고자의 대략적인 위치를 확인한 뒤 구급차를 먼저 출동시켰다. 동시에 출동지 일대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관할 동사무소의 협조로 신고자 전화번호 검색을 통해 정확한 위치를 특정해냈다. 김 소방장으로부터 정확한 위치를 전달받은 119구급대는 저혈당 쇼크로 의식을 잃은 신고자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상황실에서 만난 김 소방장은 “사고 초기대응에 있어 119종합상황실의 대처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신고는 정형화돼 있지 않고 비정형적이기에 상황실 요원으로서 비정형화된 신고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소방장과 같은 상황관리4팀에 근무 중인 이서연 소방사는 “상황실에 주취자 신고나 비응급 상황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신고 전화로 업무에 적잖은 혼란을 주기도 한다”며 “그런 전화로 힘들어 할때 `119는 공익을 위해 존재하지 사익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다”라며 다독여주던 김 소방장님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런 이 소방사의 이력도 남다르다. 이 소방사는 몇 해 전만 해도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였다. 다리를 크게 다쳐 119구급대의 도움을 받은 것을 계기로 소방관으로 진로를 틀었다. 영어와 중국어에 능통한 이 소방사는 외국인들로부터 걸려오는 신고 전화도 능숙히 대처해 내고 있다. 
현재 충북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은 양찬모 상황실장을 포함한 73명의 소방관들이 4개조로 팀을 나눠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상황실에 접수되는 신고전화는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45만여건에 이른다. 최초 신고전화 접수에서부터 119 상황실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현장 상황은 180도 달라지기에 이들은 1분 1초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정윤채기자
chaezip12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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