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새 국면?…"국내기업 인수" vs "노조의 꼼수"
금호타이어 새 국면?…"국내기업 인수" vs "노조의 꼼수"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8.03.2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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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타 노조 "인수 의사 밝힌 국내 기업 존재…유력 정치인 확인"
사측 "자구안 채결을 미루기 위한 꼼수…채권단도 모르는 기업"

금호타이어 매각 사태가 새국면을 맞을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채권단의 '해외매각' 추진에 반발해 지난 24일 2차 총파업을 강행하면서 노조의 한 간부가 '국내기업 인수설'을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사측은 노조가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약정서 체결'을 하지 않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오는 30일까지 해외매각 동의와 자구안 계획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가 청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노조 측에서 시간을 벌기 위해 없는 소문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 정송강 곡성공장 지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밝힌 건실한 국내기업이 있다"고 공개했다.

정 지회장은 이어 "국내 한 중견기업에서 산업은행이 진행 중인 매각조건에 맞춰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며 "이런 사실을 지역 유력 정치인이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인수 의사를 밝힌 국내기업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 준 유력 정치인에 대해서는 현재 공개할 수 없으며, 2~3일 내로 인수를 추진 중인 국내기업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 중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는 곳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SK그룹을 떠올릴 수 있다. 지난해말 SK그룹이 비공식적으로 금호타이어 인수를 검토했다고 시장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SK그룹 측에서는 채권단에 1조원이 넘는 금호타이어 대출 채권을 소각하고 신규 자금을 지원해줘야 인수를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채권단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내건 것이다.

특히 SK그룹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을 되살리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공장을 정상 가동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데 지나친 자금 투입은 다른 계열사의 유동성 악화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강성노조가 있는 금호타이어의 기업문화가 SK와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시장에서의 중론은 SK그룹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둔다.

이와관련 금호타이어 사측은 현실성이 배제된 노조의 가상 시나리오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인수 의사를 밝힌 국내 기업이 있다면 채권단이 공개했어야 하는데 노조 간부가 이를 먼저 공개하는 상황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중국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에 대한 독립경영과 고용보장, 노조보장, 단체협약 등의 보장을 약속한 상황에서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거짓 소문을 퍼뜨리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네티즌도 노조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는 중이다.

한 네티즌은 '국내 기업 인수는 거짓말'이라는 글을 통해 "민주노총 고위 간부에게 금호타이어 국내 기업 인수에 대해 물어보니 사실이 아니라고 답변했다"며 "민노총에서 찌라시를 뿌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호타이어 노사가 채권단이 데드라인으로 내세운 오는 30일까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약정서 체결과 해외매각에 대한 대승적 결단을 내릴 수 있을 지 주목되는 이유다.

한편 노조가 회사측이 요구하는 '정상화 약정서' 합의를 해외매각 철회를 내세우며 끝내 거부할 경우 채권단은 법정관리행을 선택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금호타이어는 존속 또는 청산에 대한 법원의 결정을 받게 되는데, 실사 결과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온 이 회사는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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