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확보, 헝그리 정신으로 뛰어라(?)
국비 확보, 헝그리 정신으로 뛰어라(?)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4.08.10 22: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총성없는 전쟁 불구 영·호남 공무원 경비지원 두둑
충북도 공무원 부서별 수용비 활용 대부분 빈손출장

중앙부처 인적네트워크도 미미… 직원들 어려움 호소

정부를 상대로 국비확보에 나서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국비확보 과정에서 필요한 경비 등 재정적 지원 부재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있다. 국비확보 규모의 정도는 얼마나 투자하느냐에 달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앙정부를 상대하는 지방공무원들의 경비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이와관련 공직사회에 심어진 이미지는 지역 간 격차를 대변해 주고 있다.

“영남지역 공무원은 저녁무렵에 중앙부처를 찾고, 호남지역 공무원은 점심시간 전인 오전에 찾는다. 충북과 강원은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2~3시쯤 관련 부처를 찾는다.”

총성없는 국비확보 전쟁에 나서는 지방정부의 이미지다. 다시 말해 영남은 저녁, 호남은 점심을 대접하는 반면, 충북과 강원은 이마저도 어렵다는 것을 대변하는 말이다.

특히 영남지역은 그만큼 국비확보에 나서는 직원들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충분히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접대에 인색하지 않다는 것이다.

호남지역은 영남지역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점심 한끼 접대할 여력은 있는 셈이다. 이에 비하면 충북과 강원의 공무원들은 중앙부처에 아쉬운 소리하러 가는 처지에 빈손으로 가는 일이 허다하다.

충북은 영·호남보다 인적네트워크도 약하다. 영·호남지역은 막강한 정치적 배경이 있다. 중앙부처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지역 출신 공직자들도 국비확보에 한몫하고 있다.

인적네트워크는 물론 재정적 지원에서도 약한 충북은 해마다 반복되는 국비확보 전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시종 지사가 이끈 민선 5기는 물론 민선 6기도 국비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지사 스스로 연일 중앙부처를 찾아다니며 국비확보에 올인하고 있다.

직원들에게도 적극적인 국비확보에 나서줄 것을 주문하면서 충북도청은 연중 국비확보 전쟁을 치르고 있다. 올해의 경우 내년도 정부예산 4조2000억원 이상 확보를 목표로 뛰고 있다.

이 지사는 “중앙부처에서 ‘충북도 공무원들이 안방 드나들 듯 찾아온다’는 얘기들을 하던데 앞으로도 저녁 먹고 마실가듯 더 다니길 부탁드린다”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그러나 국비확보를 위한 재정 지원에 인색하다는 볼멘소리가 직원들 사이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한 도청 공무원은 “지사를 비롯해 실국장은 물론 담당자까지 나서서 국비를 확보하고자 하는 분위기 형성은 바람직하다”며 “하지만 다른 지역과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비확보를 위한 지원없이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중앙부처에 지역현안사업을 설명하고 국비를 요청하기 위해 방문하지만 가는데 마다 찬밥신세”라며 “국비확보 자체가 아쉬운 소리하는 것인데 담당자들과 밥 한끼 하기 어려운 상황도 많다”고 토로했다.

소요되는 경비는 각 부서별 수용비를 대부분 활용하고 있다. 국비확보를 위한 별도 경비가 지원되지 않는 상황에서 부서별 수용비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공무원은 “발로 뛰고 몸으로 부딪혀 국비를 확보하는 것은 좋지만 영남지역 등 다른 지자체가 재정적 지원을 받으며 활동하는 것을 보면 위축이 된다”며 “재정적 지원은 직원들을 사기문제이기도 하지만 국비확보를 위한 투자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