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국립공원, 그리고 댐
충북의 국립공원, 그리고 댐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3.09.11 2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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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엄경철 취재1팀장<부국장>

충북에는 3개의 국립공원과 2개의 다목적댐이 있다. 속리산(283.4㎢), 월악산(287.977㎢), 소백산(320.5㎢)이 차지하는 면적은 900㎢에 가깝다. 경북지역이 포함된 것이기는 하지만 충북 전체면적 7431.5㎢을 고려할 때 그 범위가 엄청나다.

충북 남북부지역에 있는 다목적댐은 또 어떠한가. 충주댐은 우리나라 남한강 상류지역의 유일한 다목적댐이다. 총저수량 27억5000만톤, 연평균 유입량 44억8200만톤, 만수위 수면면적 97㎢의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콘크리트 중력댐이자 담수호다. 1980년 완공된 대청댐의 만수면적은 64.3㎢이다. 대전지역이 일부 포함됐지만 90% 이상의 수몰지역이 충북 청원, 보은, 옥천지역이다.

충북의 국립공원은 한반도의 중요한 허파역할을 하고 충주댐과 대청댐은 남한강과 금강의 젖줄이자 홍수조절을 하고 있다.

충주댐은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남한강 상류의 유일한 다목적댐으로 재난위험때마다 부각된다. 1986년 완공이후 강원도 평창, 정선, 영월지역의 폭우로 인한 물난리가 날때마다 충주댐은 수도권 방어를 위한 홍수조절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충주댐이 없었더라면 댐의 홍수조절기능이 없었더라면 경기도 이천, 여주는 물론 서울까지도 물난리에 직면할 뻔한 위기가 여러 차례 있었다.

그만큼 댐이 위치한 지역의 피해도 컸다는 이야기도 된다. 충주댐이 완공되면서 무려 4만9600여명이 고향을 잃었다. 수몰민들은 단양 신도시에 새로 정착하거나 뿔뿔이 흩어져 대도시로 떠났다. 그리고 그들의 고향은 영원히 물속에 잠겨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여러 차례 홍수위기가 왔을 때 댐 수위가 상승하면서 댐상류지역인 단양이 적잖은 피해를 입곤 했다. 지금도 그러한 위험은 사라지지 않았다. 기상이변이 심화된다면 충주댐 상류지역은 더 큰 위기에 놓일 수 있다. 충주와 제천지역 역시 담수지역에서 흔히 나타나는 안개로 인한 피해와 농경지 침수 위험에 놓여 있다.

대청댐도 홍수조절 역할을 하지만 충청지역의 식수원 공급이 주임무다. 충북의 수몰지역 주민들이 40여년 전 고향이 수장되는 아픔을 겪었고, 이제는 댐 주변 사람들이 각종 규제로 신음하고 있다. 국익과 공익이라는 명분으로 지역주민들이 오랜 세월 희생해온 대표적인 사례가 충주댐과 대청댐이다.

국립공원도 마찬가지다. 전국 20개 국립공원 가운데 충북에 3개가 있다. 그것도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명산, 고찰, 계곡들이 즐비한 중요한 공원들이다.

1970년 속리산이 국립공원에 지정된 이후 소백산과 월악산이 80년대 들어 국립공원에 지정됐다. 그래서 많은 원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떠나야 했고, 나머지 주민들은 각종 규제로 고통을 받아왔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규제완화정책으로 그나마 나아지기는 했다.

국립공원 역시 충북 사람들의 희생의 산물이다. 생물다양성을 논할 수 있는 생태계가 보전됐고, 인문사회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국립공원이 되기까지 많은 노력과 희생이 있었다. 특히 충북이 그 중심에 있었고, 지역주민들이 그 고통을 감내했다. 지금 충북의 3개 국립공원과 2개 다목적댐의 가치는 돈을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자연자원이 됐다.

그런데 이들 지역에 사는 주민들의 삶은 어떠한가. 수 십년 동안 규제만 받아왔던 이들 지역이 낙후성을 면치 못하면서 여전히 떠나고 싶은 지역이 됐다.

오랜 세월 지역민의 희생을 통해 보전한 소중한 우리의 자연자원이 이제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보탬이 돼야 하지 않겠나.

이제라도 지역주민들의 희생으로부터 나온 산물인 국립공원과 댐을 활용한 마케팅을 해야 한다. 그래서 3개 국립공원과 2개의 다목적댐이 이제는 충북의 소중한 보물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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