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국제행사에 거는 기대
남은 국제행사에 거는 기대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3.09.04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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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엄경철 취재1팀장<부국장>

민선5기 충북도가 출범한 후 지금까지 두번의 국제행사를 치렀다. 지난 5월 2013오송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와 지난주에 끝난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다. 충북도는 오송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도 성공 개최라는 자체 평가를 내놨다.

민선5기의 짧은기간 동안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던 성과라는 측면에서 충북도가 실적 홍보에 주력할만도 했다. 무려 130만명에 가까운 관람객을 기록했고 거래상담과 계약 실적도 좋았다. 아직 행사관련 결과보고서, 백서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충북도가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근거들이다.

충주조정선수권대회 역시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평가했다. 목표 인원(관람객) 10만명을 돌파했고 경기운영 등 모든 면에서 호평을 받았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충북도가 자평한 것들을 그대로 수용하고 싶다. 두 국제행사가 실패한 행사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두 국제대회에 대한 뒤끝은 왠지 개운치 않다.

각종 행사를 치르는 주최측은 객관적 평가의 근거로 숫자적 개념을 내세운다.

오송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만도 그렇다. 24일의 짧은 행사기간 동안 목표치 100만명을 훨씬 넘어서는 관람객이 다녀갔다며 ‘대박’이라는 용어까지 동원했다. 그런데 국제행사 관람객의 외국인 비중이 높지 않았다. 조직위도 낮은 외국인 관람객을 예상했고 목표치도 낮게 잡았다. 관람객의 80% 이상이 내국인이다. 내국인 중에서도 지역주민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치러지는 여느 국제행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보니 우리 지역의 국제행사 역시 당연시되고 있다.

성공적 대회의 중요 요소가 관람객수이었기에 오송박람회 준비과정에서 각 기관을 중심으로 입장권 판매에 나섰다. 강매 성격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지역 구성원으로 기왕에 시작한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동참의식이 발동한 것이다.

대회 운영과정에서 잡음도 있었고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어도 모두들 참고 버텨주었다. 그리고 충북도는 ‘대박’이라고 자평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조정선수권대회도 목표인원 10만명을 넘어섰다고 충북도와 조직위가 홍보하고 있다. 대회 규모면에서 오송박람회에 비한다면 소규모 국제행사다. 그런데도 개회식 날부터 운영상의 문제점을 드러냈고 일부 조직위 구성원들의 언론관에 대한 논란을 빚었다.

국제스포츠행사라는 특수성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미숙한 운영이었다.

이 두 대회를 보면 준비기간이 길다고 많은 돈이 들어간다고 해서 훌륭하게 국제행사를 치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느낄 수 있다.

대회를 준비하고 치르는 주최측의 의식이 문제라는 것이다. 조정선수권대회만 해도 잡음이 계속 나온 것은 충북도, 충주시, 조직위가 조화를 이루지 못한데 따른 것이라 본다. 혼연일체로 오로지 행사만을 생각하고 성공개최를 위해 서로 협력하고 양보하며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열정적으로 임해도 잡음과 사고가 발생한다. 하물며 보이지 않는 지역사회의 갈등이 내재돼 있었다면 결과는 불보듯 뻔한 것 아닌가. 표출되지만 않았을 뿐 충북도와 충주시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 분위기에 조직위가 중심을 잡아주지도 못했다.

두 국제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자평을 인정하기에 망설여지는 대목이다. 이제 충북은 내년 바이오산업엑스포, 2015년 세계유기농엑스포를 준비하고 있다. 오송박람회,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의 미진한 부분을 되짚어보고 고친다면 두번의 실수는 없을 것이다. 진정한 국제행사로 충북의 위상과 충북도민의 자존심을 지켜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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