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행사 경험많은 충북이라더니
국제행사 경험많은 충북이라더니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3.08.28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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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엄경철 취재1팀장<부국장>

충북도와 조직위는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지구촌 최대‘물의 축제’라며 개막 이전부터 대대적인 홍보에 열을 올렸다. 매스미디어는 물론 뉴미디어까지 총동원해 완벽한 대회 준비, 역대 대회 최대규모 선수단 참가를 내세워 지방에서 성공적으로 국제행사를 치른다는 것을 널리 알렸다.

국제행사 경험이 많은 충북도가 지난 5월에 열린 오송세계뷰티화장품박람회에 이어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를 완벽히 치러낼 것이라는 자신감도 잊지 않았다. 그런데 뚜껑을 열고 보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2010년 폴란드 포즈난에서 열린 국제조정연맹(FISA) 총회에서 세계조정선수권대회 개최지로 결정된 이후 4년 동안 준비한 국제대회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지난 24일 열린 개막식에서 내빈, 관람객들이 개막식장 출입과정에서 교통문제로 큰 불편을 겪었다. 대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경기장을 찾는 관람객의 불편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동네 잔치수준의 행사에서나 나올법한 지적이 국제행사장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대회 홈페이지에는 비판 글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국제행사에 대한 실망감, 불편함 등에 대한 개선과 비난 글들이다.

무엇보다 조직위의 언론관이 문제였다. 개막식후 조직위는 경기장의 여건상 제한적인 사진취재 방침을 세웠다.

조직위는 경기장 사진취재인력을 총 25명으로 제한했다. 그 가운데 외신은 17명, 국내언론은 8명을 배정했다. 국내언론 중에서도 행사가 열리는 지역의 언론매체 사진기자는 1명뿐이었다.

충주가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유치를 위해 활동한 시점부터 개최지 결정, 대회준비과정, 대회가 진행되는 순간까지 함께 했던 지역언론의 존재감이 사라진 결정이었다. 지역언론은 안중에도 없는 조직위의 언론관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지역언론의 기능과 역할을 완전히 무시했거나 무지함에서 내려진 결정으로 볼 수밖에 없다. 언론은 사회환경감시기능, 정보전달기능, 문화전수기능, 오락기능의 4대 기능이 있다. 어느 것 하나 빠지면 언론이 균형감을 잃게 된다. 특히 뉴스가치에 대한 중요도 경쟁항목에는 근접성이라는 것이 있다. 그 뉴스가 정보소비자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언론이 다룬 뉴스가 정보소비자인 지역주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 그 가치가 그만큼 높아진다. 지역언론은 당연히 지역민과 밀접한 사안에 대한 뉴스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중앙언론매체는 전국적인 사안, 외신은 세계적인 사안 중에서 어떤 뉴스가 정보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느냐를 고민하고 다루는 것과 같다.

매스커뮤니케이션학 이론으로도 충북 충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국제행사는 지역언론 입장에서 높은 뉴스 가치를 지녔다. 충북 충주에서 치러지고 관람객, 대회 관계자 등 다수가 지역주민들이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국제적 이미지 제고에 대한 지역주민의 관심이 집중되기에 지역언론이 중요한 뉴스로 평가하게 된다. 그만큼 지역언론은 지역주민의 관심도만큼이나 행사에 밀착해 성실히 보도해야 한다.그래서 이번 조직위의 결정은 지방언론의 존재감을 없앤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결론은 지역정보소비자인 지역주민의 알권리를 조직위가 침해한 것이다.

각종 국제행사를 치른 경험을 자랑하는 충북도와 조직위가 실수라도 한 것이라는 말인가. 중앙집권적인 공직사회의 사고가 오랫동안 준비해온 국제행사를 망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개막식부터 행사진행 내내 잡음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중앙 지향적이고 권위적인 지방공직사회의 사고가 바뀌지 않는 한 지역발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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