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장애우의 손발… 백의의 천사들
10년째 장애우의 손발… 백의의 천사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6.08.09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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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병원 간호사회, 장애인시설 에덴원서 목욕봉사
청주한국병원(원장 송재승)에 근무하는 간호사 모임인 '한국병원 간호사회'가 장애인시설인 에덴원(청주시 죽림동)을 찾아 목욕봉사를 10여년째 지속하고 있다. 직업 특성상 환자들을 대하는 그들이 거동도 못하고 팔·다리를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장애인을 찾아 봉사를 자청한다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지난 1997년 청주한국병원에 갓 입사했던 최신자 간호부장은 "초창기 모임의 성격은 회원들의 애·경사만 챙기는 단순 친목도모였지만, 환자들을 늘 만나고 부딪히며 생활하는 간호사라는 직업을 어느순간 의식하게 됐다"며 "사회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복지시설로 눈을 돌려 의미있는 일을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최 부장은 처음 에덴원 봉사를 갔을 때만 해도 선뜻 나서서 장애인들의 손을 따듯하게 잡아주지 못했다고 한다. "열악한 시설도 물론 눈에 들어왔지만 무엇보다 중증장애인이라는 편견 때문에 그들에게 다가감에 있어 쓸데없는 용기가 필요했다"며 "용기가 때론 힘이 되었는지 지금은 그들을 친구처럼 가족처럼 대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 부장은 목욕봉사를 다녀오면 때론 녹초가 돼 온 몸이 쑤시지만 "몸을 전혀 못 움직이는 장애인을 이동시키고 씻기는 게 일반인과 달리 배로 힘이 든다"며 "목욕을 시킨 후 달라지는 그들의 표정을 보면 힘든것도 봄 눈 녹듯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목욕봉사를 하면서 병원 환자를 대하는 태도가 많이 진지해졌다"며 "보호자가 없는 병원환자의 경우 자청해서 목욕을 시켜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국병원 간호사회는 현재 120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매달 둘째, 넷째 주 금요일은 회원 4~5명이 돌아가며 목욕봉사를 하고 있다. 오는 11일에도 회원들은 백의의 천사를 애타게 기다리는 에덴원으로 발걸음을 옮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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