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 광장, 유료주차장이 최선인가
예술의 전당 광장, 유료주차장이 최선인가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3.01.21 2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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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연지민 취재1팀(부장)

청주문화예술체육회관이 청주예술의 전당 광장을 유료주차장으로 전환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관람객들의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유료주차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에는 전당 인근의 수영장과 로울러스케이트장, 국민생활관을 운영하고 있는 청주시설관리공단이 주차장 유료화를 본격 시행하게 되면 전당 광장은 주차난이 더 심각해 질것이라는 예측도 작용하고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문체관은 시로부터 1억 2천만원의 예산을 받아 올 3월부터 주차관제시스템 도입을 위한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유료화에 따른 시민들의 심적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많은 돈이 아니더라도 자동차 운전자들이 주차하며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심정은 유쾌할 리 없다.

관계기관에선 일반 주차장 요금보다 저렴하게 운영할 것이라고는 하나, 과연 유료주차장 조성이 최선인가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주차난에 따른 해결책이 요금징수라는 방법 밖에 없었을까. 요일제나 홀짝제 등의 방안은 해결책이 될 수 없을까. 여러가지 시행 노력이라도 보여주고 유료주차로 전환하는 것이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고, 편의주의적인 발상이란 비난을 면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하고 말이다.

주차장을 유료화해야 할 만큼 자동차가 많아졌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전당의 광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다양하다. 문화예술 공연을 보기 위한 관람객일 수도 있고, 인근 수영장이나 체육시설을 이용하는 사람일 수 있다. 아니면 담당자들의 말대로 등산족들이 만나 차 한대로 이동하기 위해 주차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인근의 장례식장을 들러야 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이유는 달라도 많은 사람들이 전당을 찾는다는 것은 누구나 이용이 쉽다는 데 근거한다.

요즘은 어딜가도 주차전쟁이다. 좁은 땅에 차량이 많은 탓도 있지만 공터(?)라고 생각되는 곳곳마다 주차시설이 어김없이 들어서고 있다. 도심일 수록 이 같은 현상은 심해진다. 건물을 짓기 위해 잠시 비워둔 공터도 주차장을 만들어 돈을 받는다. 쪼가리 토지들도 돈으로 환산돼 시민들의 호주머니를 더 가볍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기관도 예외가 아니다. 도청, 시청은 물론 대학교와 병원 등 시민서비스 기관까지 주차시설을 완비하고 운영하고 있다. 좁은 공간이야 그렇다고 쳐도 넓은 공간을 가진 기관도 유료화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추세다. 곳곳이 유료 주차장으로 변하면서 운전자의 부담은 클 수 밖에 없다.

자가용이 일반인들의 교통수단으로 보편화된지도 오래다. ‘자동차 이용에 불편을 줌으로써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한다’는 발상은 이제 고리타분하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인의 시계를 생각하면 주차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선 돈으로 지불해야 한다는 논리로 밖에 비쳐지지 않는다. 유료화는 결국 불법주차를 유도하고, 주차 전쟁에 불을 당기는 요인이 된다. 생각만으로도 시민의 자리가 좁아지고, 생활의 각박함이 피부로 느껴진다.

청주예술의 전당처럼 시민들이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던 장소도 찾아보기 어렵다. 봄이면 가족나들이에 나선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는 곳도 전당이다. 더구나 문화를 꽃피우는 문화공간이다. 뭔가 달라도 달라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문화의 꽃은 사람들 속에서 피어난다. 그런면에서 청주예술의 전당은 문화예술이 흐르는 광장으로, 관리자의 입장이 아니라 시민을 위한 서비스 공간으로 남겨두는 미덕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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