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지적 따가운 천안예술의전당
관객 지적 따가운 천안예술의전당
  • 조한필 기자
  • 승인 2013.01.16 2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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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조한필 부국장(천안·아산)

지난해 9월 개관한 천안예술의전당 홈페이지의 올해 공연·전시 일정이 텅 비어 있다. 예술의전당 측은 ‘잡힌 일정’을 아직 올리지 못했다고 설명하나 적이 걱정된다.

600억원 빚(BTL사업)을 내 지은 건물이 아니던가. 시내 중심지와 떨어져 개관 전부터 우려가 나왔는데 그게 현실화 될까 두렵다.

천안시는 20년간 매해 수십억원씩 시행사 컨소시엄에 빚을 갚아야 한다. 올해도 시설비·운영비 명목으로 혈세 85억원을 ‘업자’들에게 줘야 한다. 이 때문에라도 예술의전당은 관객을 불러들이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야 한다. 시설 및 운영상 문제점을 찾아내 고쳐야 한다.

개관 4개월 동안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엔 불만의 글들이 올라와 있다. 관람 분위기에 대한 것이 많다. “엄마와 함께 온 어린아이가 공연장 바닥에서 뒹구는데 제지하는 직원이 없었다”, “공연이 한참 진행되는데 휴대전화 불빛을 비추며 내 앞에서 좌석을 찾는 관객이 있었다”, “직원들이 휴대전화로 공연 촬영하는 사람들을 제지하느라 법석을 떨어 어떨떨했다”등 수두룩하다.

천안예술의전당에는 공연장 전체를 총괄하는 전담 ‘하우스매니저’가 없다. 공연단체마다 제각각 하우스매니저를 데려오는 바람에 안내 직원들을 일사불란하게 컨트롤하며 쾌적한 관람 분위기를 만드는데 한계가 있다.

대공연장의 불편함을 지적하는 글도 많다. ‘지킬 앤 하이드’를 본 이모씨가 지난해 12월 초 ‘돈이 아까운 VIP석’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예술의전당이라면 그에 걸맞은 편의시설과 휴식공간이 있을 줄 알았는데 커피 한잔 따뜻하게 마실 곳도 없네요…VIP석에 가보니 좌석 간격이 넘 좁고 의자는 등이 너무 짧아 불편하구 영화관 좌석만도 못한 거 같더군요. 다들 좌석이 불편하다구 한마디씩 하던데요. 좌석 경사도도 낮아 무대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편하지 않았어요. ”

그는 “배우 목소리보다 넘 크게 울리는 음향(반주 음악)때문에 노래를 정확하게 들을 수가 없었다”며 “화가 났지만 배우들 연기가 좋아 참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친정엄마와 2박3일’을 관람했다는 이모씨는 “R석이 S석보다 못하더군요!! 최악”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어머니를 가장 좋을 좌석에서 보여드리려고 맨 앞좌석을 예매했는데 목을 쭉 빼고 보지 않으면 전체적인 신(공연)을 볼 수 없을 정도였다”면서 “공연내내 피곤하고 잘 보이지 않아 답답했다. 이게 무슨 R석 값어치를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관리자분은 맨 앞자리에서 공연을 관람해 보셨느냐”고 반문했다.

대공연장의 앞자리 등 ‘사석(死席·관람이 어려운 좌석)’문제는 시급히 풀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결코 많은 좌석(1642석)이 자랑이 될 수 없다. 사석은 모두 걷어치우는 리모델링 작업이 필요하다. 1층 메인 라운지가 협소해 휴식시간에 이용할 편의시설이 없다. 화장실은 남녀 공간 분리 시설이 어설퍼 이용객들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공연기획사들의 무성의도 거론됐다. 뮤지컬의 경우 출연자 대형 브로마이드를 설치해 관객들의 기념사진 촬영이 가능하게 하는 배려가 없다. 예매표 전달 부스엔 A4지 안내판을 붙여 격을 떨어뜨렸다고 한다. 공연장 분위기가 썰렁하다는 얘기다.

올해 천안문화재단이 예술의전당 운영을 맡았다. 시행사 측과 머리를 맞대고 시설 보수가 필요하면 빨리 고치고 운영상 문제점도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관객들 떠나는 ‘소리’가 더이상 들려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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