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에 관한 진실과 오해(3)
혈액형에 관한 진실과 오해(3)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10.1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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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오해 부르는 cis-AB형

신경섭 <충북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 드물게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혈액형

1)Cis-AB형 혈액형

AB형 중에는 희귀한 혈액형 중 하나인 cis-AB형이 있습니다. 원래 A형 또는 B형 유전자는 따로 따로 각각 한쪽 염색체(chromosome)에 위치하는데 cis-AB 유전자는 옆의 그림처럼unequal crossing over에 의해 한쪽 염색체에 A형과 B형 유전자가 몰려 있습니다. ('cis'란 말은 같은 쪽에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A형과 B형 유전자가 통째로 유전됩니다. cis-AB형인 사람과 O형 사이에서는 아래 그림과 같은 유전 방식에 의해 AB형 또는 O형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cis-AB형인 사람과 유전자형이 A/O인 A형 사이에서는 AB형, A형 또는 O형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 간에 혈액형으로 오해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2)Weak A, B 형 혈액형

적혈구에는 A형 또는 B형 항원(antigen)이 약 100만개 정도가 있는데 이보다 항원수가 적은 적혈구를 갖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혈액형 항원이 적게(약하게) 표현되므로 weak A 또는 weak B 라고 명명되었습니다. Weak A형에는 A2, A3, Am, Ax, Ael 등이 있고 weak B형에는 B3, Bm, Bx 등이 있습니다. 아주 약한 A형 또는 B형은 O형으로 판정될 수 있으며 혈액형 정밀검사를 받아 보아야 정확한 혈액형을 알 수 있게 됩니다.

◇ 혈액형 검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오해 및 자주 받는 질문

1)전에 알고 있었던 혈액형과 달라요? 혈액형이 바뀔 수 있나요? (O형 --> A형, O형 --> B형)

태어나면서 한번 결정된 혈액형은 절대로 바뀌지 않습니다. 단 예외적으로 골수 이식을 받는 경우 골수 공여자의 혈액형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병원을 방문하였을 때 전에 알고 있었던 혈액형과 다른 이유는 1) 혈액형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 이며, 2) 위에서 본 바와 같이 weak A, weak B와 같이 적혈구내 A, B 항원이 적은 경우 A형, 또는 B형을 O형으로 잘못 검사한 경우입니다. 이 경우 혈구형 검사만 시행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혈액형 검사는 혈구형 검사(A, B, O 항원 검사)와 혈청형 검사(Anti-A, anti-B 항체 검사)를 동시에 시행하여 일치해야 합니다. 과거 학교 신체검사는 혈구형 검사만 약식으로 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혈액형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3만4천여 명의 입영군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혈액형 검사에서 무려 1876 명(5.5%)이 입영 전 혈액형과 달랐다고 합니다.

2)AB형과 O형 부모 사이에 O형 자녀가 나올 수 있는가? 우리가 알고 있는 ABO 혈액형의 유전 상식으로는 나올 수 없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부모 중 한 명이 cis-AB형이라면 가능합니다. cis-AB형은 우리나라와 일본에만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 혈액형을 갖는 경우 자주 가족 간 오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정확한 혈액형 검사, 특히 혈액형에 대한 유전자 검사가 필요합니다. cis-AB형은 표현형 검사에서 반드시 AB형으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A형 또는 B형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항원의 양에 따라 A항원이 훨씬 많고 B항원이 적으면 A형으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이 경우 표현형이 A형과 O형 부모 사이에 AB형의 자녀가 나오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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