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9.문백전선 이상있다
259.문백전선 이상있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7.14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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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보무사<574>
글 리징 이 상 훈

"안되겠네, 저러다가 완전히 사람 잡고 말겠어"

그러나 그 사내(대정)에 대한 일봉의 폭행은 그냥 쳐다보기에도 끔찍할 정도로 무시무시하게 계속 진행되었다.

"아이고, 아이고. 음음음."

대정은 온몸을 이리저리 꿈틀거리며 피하거나 나름대로 반항을 해보려했지만 온 몸이 밧줄로 꽁꽁 묶여진 무용지물 같은 상태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아, 안 되겠네. 저러다가 완전히 사람 잡고 말겠는걸"

벽틈 사이로 지켜보던 염치 역시 은근히 걱정되는 듯 탕정에게 말했다.

"아무 염려 말아. 저건 사발로 친다면 가장자리 변죽만 요란하게 살짝 두드리는 격이니까."

"어허! 저건 사발의 변죽을 살짝 울리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사발을 깨버리고 말겠어."

온양이 마침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는 듯 탕정을 향해 자그마한 목소리로 외쳤다. 왜냐하면 병천국에서는 왕의 허락을 받기 전까지는 어떠한 죄인일지라도 먼저 죽여서는 안 된다는 법이 있기 때문이었다

"글쎄 가만히들 있어봐. 저 일봉이란 자는 저런 방면에 있어 어느 정도 도가 튼 인물이거든. 얼핏 보기에는 아주 심하게 다루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회초리 몇 대 맞는 정도에 불과해. 마치 빈 수레가 실속도 없이 소리만 요란한 것처럼."

탕정은 여전히 느긋하고 여유 있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니 제 3자인 온양과 염치는 그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 듯 이 끔찍스러운 폭행을 마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아, 아이고. 날 언제까지 이렇게 개 패듯이 때리기만 할 것이요 한 여름 복날 식용으로 쓰이는 개도 이렇게까지는 안 팰 것이요. 제발 그만 때리시오! 내가 뭐든지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줄 터이니. 돈이 필요하면 돈, 계집을 원하면 계집 그냥 말만 하시오!"

거의 숨 돌릴 여유도 없을 정도로 줄곧 얻어맞기만 하던 대정이 몹시 가쁘게 숨을 몰아내 쉬며 일봉에게 이런 제의를 해왔다.

"흥! 맞아서 곧 뒈지고 말 놈이 내게 뭘 해주겠다는 거냐 넌 죽어도 싼 놈이야!"

일봉이 또다시 그의 한쪽 뺨을 세차게 갈기며 소리쳤다.

"아니. 그게 뭔 소리요 내가 술에 취해 정신이 잠시 혼미해져 실수를 조금 했기로 서니 그게 뭔 죽을죄가 된다고. 계집 그 곳을 두 눈으로 들여다보면 뭐가 닳던가 뚫어지기라도 한답디까"

"이놈! 네 놈이 그곳을 단순히 들여다보기만 했더냐 거기에다 박치기는 왜 했어"

"참 이상하구만요. 박치기 할 곳이 따로 있지 내가 왜 그런 엉뚱하고 변태 같은 짓을 했겠소 내가 거기에 박치기 해댄 걸 본 사람이 있으면 당장 데려오시오! 난 정말 억울하오!"

대정은 맞으면서도 따질건 확실하게 따져봐야겠다는 생각에서인지 억울함을 피력했다.

"어서 바른 대로 말해 이놈아! 숨이 꼴까닥 넘어가기 직전에야 바른 말 할래"

"아, 그, 그랬소! 내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그곳에 박치기를 해본 것도 같소! 그곳이 너무 편편해 보이기에 내가 살짝 이마를 갖다 대 본 것뿐이지 절대 딴 맘은 없었소."

"이놈아! 네 놈이 박치기하기 좋으라고 여자 그곳이 편편하게 생겨 먹은 줄 아냐"

"가, 가만! 내가 여자 그곳에 뭐를 해댔든 당신이 상관할 바가 아니지 않소 그게 죄가 된다면 내가 그 죗값을 달게 받으면 될 것이고."

"어라 참새가 죽어도 짹 한다더니만 네 놈이 바로 그런 격이로구나. 아무튼 넌 오늘 내손에 맞아 죽어봐라. 네가 모시는 매성 대신님께서 널 때려죽이라고 은밀한 부탁까지 보내셨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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