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 관계인 전종한·안상국 전 의원 사찰 문서도 확인
제보자 “공무원, 일신영달 위해 정치에 휘둘려서는 안돼”
박상돈 천안시장이 재야 정치인 시절에 천안시청 공무원으로부터 사찰을 당한 정황이 드러났다.
충청타임즈는 28일 한 제보자로부터 A4용지 7장 분량의 문서를 입수했다.(충청타임즈 인터넷 홈페이지 참조)
제보자에 따르면 이 문서는 2017년 9월 중에 천안시청 산하 일부 부서 공무원에 의해 생산된 것으로, 박 시장을 비롯한 시의원 등 정치인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천안시에 대한 비판 내용의 글과 글의 내용을 문서 작성자(이하 작성자)가 분석해 구본영 당시 천안시장 측에 보고용으로 쓴 글 등이 담겨 있다.
글의 내용은 2017년 9월 22일 천안박물관에서 열린 천안삼거리공원명품화 사업 주민 설명회와 관련된 것이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박 시장은 이튿날인 23일 페이스북에 설명회에 다녀온 소감을 올렸다.
주 내용은 `시가 추진하는 공원명품화사업이 전혀 명품답지 못하다는 느낌이어서 안타깝다. 막대한 돈(600억원)을 들여 전망탑이나 지하 주차장을 만들지 말고 공원 인프라 개선에 치중하는 게 좋겠다'는 견해였다.
작성자는 박 시장의 글과 그에 대해 동조하며 천안시를 비판하는 내용의 댓글을 문서화 한 후, 문서의 마지막 장에 당시 구본영 천안시장과 정적 관계에 있던 전종한 당시 천안시의회의장(민주당), 안종혁 당시 천안시의회의원(국민의당), 안상국 당시 천안시의회부의장(자유한국당) 등에 대한 동향도 작성했다.
특히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시장 출마를 준비하면서 구 시장의 정치적 경쟁자로 등장한 전종한 의장에 대해서는 그가 올린 글과 함께 `뒤에서 시장님 흠집내기 펌프질 조종'이란 글을 덧붙여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또 야당 시의원들의 리더 격인 안상국 의원에 대해서는 `천안삼거리공원명품화 사업을 반대하는 맹성재 등을 조종'하고, `박찬우(당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박상돈(현 천안시장) 배후 조종에 따른 행동대장 역할 수행'이라고 표현했다.
제보자는 “본연의 업무를 제쳐놓고 자신의 일신영달을 위해 정치 바람에 휘둘리는 공무원들이 더는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제보하게 됐다”며 “해당 문서가 당시 구 시장에게 전달됐는 지, 측근들에게만 전달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충청타임즈는 제보자로부터 문서의 생산 및 입수 경위를 확인했으나 제보자의 요청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천안 이재경기자
silvertide@cc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