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부터 ↑… 의료계 “독감·폐렴 등 연관성 낮아”
지난해 연말부터 청주지역 화장장이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다.
덩달아 장례식장에서는 화장을 잡지 못해 3일장을 넘겨 4일장을 치르는 사례가 다반사가 됐고 유족들 사이에는 빈소잡기 경쟁마저 빚어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통계상 최근 사망자 증가가 독감, 폐렴 등과의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견해를 보이면서 청주권의 장례 수요 증가의 원인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13일 청주권 유일의 화장시설인 목련공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3일 무렵부터 화장기 8기를 4차수까지 풀가동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목련공원의 화장은 하루 평균 20구 정도지만 13일의 경우 25구가 화장됐다. 하루 화장능력을 20% 이상 초과한 것이다. 이어 14일에도 24구, 15일 역시 25구의 화장이 예약돼 있다.
청주목련공원 송종섭 주임은 “지난해 12월 중순이후부터 화장장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1월들어서는 거의 매일 1차수 8구의 화장을 3,4차수까지 가동할 정도로 많아졌다”고 말했다.
목련공원 화장장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청주지역 각 장례식장에선 장례 절차가 지연되고 있고 3일장을 넘어 4일장 장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덩달아 장례식장마다 빈소가 100% ‘풀’로 차 버리면서 고인을 안치실에 안치시킨 뒤 유족들은 귀가 후 빈소가 비워지기를 기다리는 '빈소 예약대기’가 줄을 잇고 있다.
청주참사랑병원 장례식장의 경우 3주전 쯤부터 7개의 빈소가 연일 만실 상태로 장례가 진행되고 있고 13일 현재, 유족 두 가족이 대기중이었다.
청주의료원 장례식장도 평소 9개 빈소중 2~3개는 비어 있었으나 지난해 12월 말이후 9개 빈소가 모두 차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하루만 현재 유족 세 가족이 대기 상태였다.
청주의료원 장례식장 직원 박모씨는 “목련공원의 화장대기가 각 장례식장으로 연동돼 나타나면서 유족들이 장례식장에서 화장장이 비기를 기다리며 나흘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4일장의 증가 추세는 빈소 4개를 운영중인 충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잘 나타난다.
지난해 12월 한달동안 치러진 나흘 장례식이 5건이었지만 올해 1월 들어서는 13일 현재까지 13건의 장례식이 나흘장으로 치러졌다. 나흘 장례식이 평소의 3배 가까이 많아진 셈이다.
하지만 이처럼 요즘 화장과 장례식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게 최근 유행하는 독감이나 코로나 19 질환 등과 연관성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는게 의료계의 견해다.
실제 충북대병원의 경우 독감과 폐렴환자수를 보면 지난해 11월 38건에서 12월이후 현재까지 42건으로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충북대병원 김존수 대외협력실장은 “장례식장 예약 대기가 많아지고 화장장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분명 사망자수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여지지만 계절적 요인이지 독감이나 폐렴, 또는 코로나 19 등 호흡기질환과의 직접적인 인관관계는 낮다”며 “충북대병원 중환자실에도 독감이나 그로인한 폐렴 등의 환자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겨울철 호흡기질환에 취약한 계층이 분명 있긴 하지만 예년과 비교해 도드라지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참사랑병원 측도 “장례 수요는 크게 늘어났다고 하지만 참사랑병원의 경우 독감환자수는 되레 줄어든것으로 집계돼 있다”며 호흡기 질환과의 관련성에 고개를 저었다. /이용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