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장기화 취업 난항 … 휴학·졸업 유예도 ↑
“면목 없다” … 학위 수여식 불참자도 갈수록 늘어
5일 충북보건과학대학교를 시작으로 충북 도내 각 대학들이 학위 수여식을 예정하고 있는 가운데 도내 대학졸업자들의 취업률이 60%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4년제 대 졸업예정자 10명중 4명은 졸업과 동시 백수가 되는 셈이다. 해마다 취업률이 낮아지면서 도내 대학 4학년중 졸업을 미루거나 휴학하는 학생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4일 대학 알리미에 따르면 충북 도내 4년제 대학 12곳의 ‘2024년 평균 취업률’은 63.9%로 나타났다.
도내 대학 4학년 졸업예정자 가운데 10명중 4명정도가 졸업과 함께 이른바 백수가 된다는 얘기다.
대학별로는 가톨릭꽃동네대(74.4%)와 중원대(70.5%)가 70%대의 높은 취업률을 기록했다. 특히 중원대의 취업률은 2024년도 충북권내 학생 정원 500명 이상 대학 중 1위 기록이다.
반면 충북대는 59.7%, 한국교원대 59.3%, 청주교대 49.4%로 국립대의 취업률이 저조했다. 나머지 7개 4년제 대학의 취업률은 60%대에 머물렀다.
도내 대학들의 취업률은 2023년과 비교하면 한국교원대와 건국대글로컬캠퍼스를 제외하고 나머지 10개 대학은 모두 하락했다. 극동대는 70.9%에서 66.3%, 중원대는 72.7%에서 70.5%, 한국교통대는 66.8%에서 65%, 충북대는 60.9%에서 59.7%, 가톨릭꽃동네대도 79.8%에서 74.4%로 각각 하락했다.
장기적인 경기 불황 등으로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졸업을 미루거나 휴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의 비율도 높아졌다.
충북대의 경우 학사학위 취득 유예 학생은 2022년 76명에서 2023년 83명, 2024년 116명으로 매년 년 증가했다. 휴학생 수 역시 매년 300~400여명에 이른다.
한국교통대 역시 학사학위 취득 유예 학생은 2022년 45명이었으나 2023년 53명, 2024년 63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충북대 졸업을 앞둔 이모씨는 “4학년이 되면 취업할 곳이 많은 줄 알았는 데 이력서를 쓰면서 신규 채용보다는 경력직을 채용하는 기업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며 “취업도 못해 명절에도 취업 준비를 핑계로 고향에도 내려가지 않았는 데 졸업식에 어떻게 갈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자유게시판에는 졸업식에 가지 않겠다는 자녀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들의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한 부모는 “재수까지해서 들어간 괜찮은 학교인데도 우리딸이 졸업식 안간다네요. 학사모사진은 찍어야하지않냐 했더니 좀더 생각해본다고 하네요. 저는 딸보다 훨씬 못한 대학 나왔어도 졸업식에 부모님 다 오시고 예쁜 옷 사서 입고 갔었어요. 큰 행사였는데 말이죠.”라며 하소연했다.
교수들은 졸업식에 나타나지 않는 제자들의 얼굴을 보지 못해 아쉬워했다.
청주대 A교수는 “대학 졸업식에는 대부분 상을 받는 학생 위주로 참석하는 것으로 변했다” 며 “그래도 몇년을 가르친 제자들의 학사모 쓴 모습을 보고 싶고 등을 두드리며 격려도 해주고 싶은데 마음이 씁쓸하다”고 밝혔다.
도내 B대학 관계자는 “학위수여식을 앞두고 대학에서는 참석인원에 상관없이 졸업생 수에 맞춰 학사모와 가운을 깨끗하게 세탁해 준비해 놓지만 갈수록 참석하는 학생들이 줄어들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대학들의 학위수여식은 충청대 14일, 서원대 18일, 한국교통대 20일, 청주대 21일, 충북대 20~21일 예정돼 있다./김금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