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업무 종사자를 아십니까
필수업무 종사자를 아십니까
  • 연은희 충북도 일자리정책과 주무관
  • 승인 2023.05.14 16: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린광장
연은희 충북도 일자리정책과 주무관
연은희 충북도 일자리정책과 주무관

코로나19가 줄어들면서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초기에는 많이 혼란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의 생활도 코로나19 상황에 맞게 적응을 해왔다. 적응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예상치 못한 많은 변화를 겪게 되었다.

재택근무, 시차 출퇴근제 등 근무형태가 다양해졌고, 배달음식이 외식을 대신하고, 대면 회의나 교육대신 화상회의·교육이 보편화되는 등이다. 이러한 변화의 가운데에서 노동계에서는 `필수노동자'라는 새로운 노동형태가 부각되었다.

코로나19가 계속되면서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보건의료 종사자, 돌봄 종사자, 환경미화원, 버스 운전기사 등의 안전 문제가 불거졌고 이들의 열악한 작업 환경 역시 문제가 되었다. 버스 기사의 경우 긴 거리를 왕복하기 위해 화장실도 가지 못하는 상황 등이 문제가 됐고 돌봄 종사자들의 과도한 업무 등의 문제가 지적되는 등 여러 문제점들이 나왔고 사회의 핵심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에도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이들에 대한 관심은 2020년 서울 성동구에서 시작되어 법률로까지 제정이 되었다. 성동구의 `필수노동자 조례'는 요양보호사·사회복지사·마을버스 기사 등 필수노동자를 지정해 마스크·진단키트 등 방역물품 지원,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 심리상담 등을 지원하여 당시 커다란 사회적 공감대를 불러 일으켰고, 정부에서도 2021년 `필수업무 지정 및 종사자 보호·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것이다.

이 법에 따르면 `필수업무'는 재난이 발생한 경우 국민의 생명, 신체의 보호와 사회 기능 유지에 필요한 업무로, `필수업무 종사자'란 필수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하여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 충북에서도 2022년에 조례를 제정하고, 올해 필수업무 종사자 지원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실태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조례는 제정되었지만 아직 의료, 돌봄 및 복지, 안전 등 필수노동자의 기본 개념이나 필수노동자의 분류 및 구분에 대해서 모호성이 존재하여 필수노동자의 현황과 근무환경 및 처우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우리 지역에는 어떤 재난이 빈발하는지, 어떤 재난이 취약한지를 조사하고 그에 따른 필수업무 종사자의 범위는 어디까지 일 것인지, 그들의 임금, 노동시간, 복지수준은 어떠한지 면밀히 조사하여 재난이 발생했을 때 그들이 원활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하고,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책을 마련해나가고자한다.

사실 필수업무 범위를 짓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일 것이다. 어떤 일이든 사회를 유지시키는 기능이 없겠는가. 다만 경중이 있을 것이며 열악한 처우와도 연관이 있을 것이다. 충청북도에서는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이런 사항들을 종합하여 종사자의 적절한 범위를 설정하고 지원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앞으로 어떤 재난이 닥칠지 모르겠지만 그때에도 코로나19때처럼 쓰러져가는 의료진에게 `덕분에' 라는 감정적 지지만으로는 안된다. 하루 근무를 대신 할 동료가 절실히 필요하고, 택배 기사님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소중한 일상이 이분들의 노고 덕분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이분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