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철새 텃새화 등 영향 해마다 증가 추세
총포·폭음경보기·음파퇴치기 활용 불구 역부족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항공기 사고와 관련,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사고 원인 가운데 하나로 추정되면서 청주국제공항에도 비상이 걸렸다.
청주공항에서도 올해 `버드 스트라이크'로 회항했던 사례가 있던 터라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조류 충돌은 항공기 이·착륙 혹은 순항 중 새가 동체나 엔진 등에 부딪히는 현상이다.
움직이는 항공기에 새가 충돌할 때는 큰 충격이 가해진다.
시속 370㎞로 상승하는 항공기에 900g의 청둥오리 한 마리가 충돌할 때 항공기가 받는 순간 충격은 4.8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가 항공기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는 경우에는 화재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 영향에 따른 철새의 텃새화, 출몰 시기와 출몰 조류종의 변화 등으로 전국 공항에서 조류 충돌 건수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공항공사 등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년6개월간 국내 공항에서는 조류충돌이 623건 발생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108건에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운송량이 감소한 2020년 76건으로 줄었다가 2021년 109건, 2022년 131건, 지난해 152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항공기가 회항한 사례도 7건 있었다.
청주공항에서는 올해 1월과 5월 조류충돌이 있었다.
1월24일 오후 11시50분쯤 이스타항공의 ZE781(B737-800) 여객기가 청주공항에서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달리다가 새와 부딪혔다.
당시 항공기에는 승객 등 146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
여객기는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해 공항으로 회항, 긴급 안전점검을 받았다.
5월10일에도 오후 8시55분 청주공항에서 베트남 다낭으로 출발 예정이던 에어로케이항공 RF531편의 출발이 1시간 이상 지연됐다.
에어로케이는 해당 편 출발 전 외관 점검을 하던 중 버드 스트라이크로 생긴 기체 손상을 발견하고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
항공사 측은 긴급 대체편을 투입하고 기존 출발 시간보다 1시간20분 늦은 오후 10시15분 탑승 수속을 마쳤다.
청주공항을 비롯한 전국 공항은 조류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별도의 전담인력을 배치해 공포탄을 쏘거나, 음파분산기 등 장비를 도입해 새가 싫어하는 음파를 쏴 새를 쫓아내고 있다.
전문용역업체와 계약을 맺어 대응하고 있으며 전담 인원을 투입하고 조류 서식 환경을 관리하는 한편 총포·폭음경보기, 음파퇴치기 등을 활용하고 있지만 사고를 100 막기는 역부족이다.
공군의 경우 전국 기지별로 운항관제반에 조류 퇴치팀인 일명 `배트'(BAT:Bird Alert Team)를 운용 중이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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