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역사관련 위원회 '개점휴업'
천안 역사관련 위원회 '개점휴업'
  • 조한필 기자
  • 승인 2011.07.0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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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열린적 거의 없어… "외지학자 많다" 지적도
디지털천안향토대전 구축 준비단계부터 소외돼

"지난 1년 반 동안 위원회 회의가 딱 한 번 열렸다. 동료 위원들이 왜 안 열리느냐고 서로 묻는다."

천안박물관 운영자문위원회의 한 위원은 개관 초기 서너 번 열리던 위원회가 지난해부터 열리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현재 위원 자격이 있는지도 궁금하다고 했다. 이 위원회는 2008년 10월 천안박물관 개관 때 조직됐고, 위원 임기는 2년이다. 최초 위원들 임기는 지난해로 끝난 셈이다. 그런데 위원 12명은 박물관 측으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

천안시의 역사·유물 관련 위원회가 개점휴업 중이다. 시 조례까지 제정해 설치한 박물관자문위원회 및 천안역사문화연구위원회, 향토유적보호위원회가 이름뿐인 위원회로 전락했다. 일각에선 그 이유로 "외지 학자들이 다수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박물관자문위(12명)는 박물관의 전시·연구·유물수집·교육 등 전반적인 운영에 대한 자문을 하게 돼 있다. 현재 월봉고 교장을 지낸 조덕현씨(65)가 위원장, 윤성희 천안예총회장이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서울·공주 등 다른 지역의 전문가도 5명이 포함돼 있다. 모 위원은 "설립 초기 위원회가 자주 열릴 때도 이형구 전 선문대 교수만 열심히 참여했고 다른 4명은 얼굴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설치 초기부터 파행 운영을 겪고 있었다는 얘기다.

'천안시지(市誌)' 재발간을 위해 2009년 12월 조직된 천안시역사문화연구위는 회의 한 번 열지 않았다. 위원장은 천안시장이고 위원들(임기 3년) 12명이 2개 분과로 나뉘어 위촉돼 있다. 1분과는 역사와 문화를, 2분과는 정치·행정·산업을 다루기로 했다. 8명의 대학교수가 위원인데 역사학 전공자는 모두 공주·부여의 학교·기관 소속이다.

향토유적보호위(총 7명)는 천안시의 향토유적을 선정한다. 민병달 전 천안문화원장(85), 황서규 향토사학자(75), 안수환 연암대 교수(69), 정제우 전 독립기념관 수석연구관 등 임기 2년의 민간위원 4명이 수년째 연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위원회는 현안이 있을 때마다 부정기적으로 소집되기 때문에 안 열렸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천안역사문화연구위는 천안시지 발행 대신 '디지털천안문화대전' 구축이 6개월 전 결정돼 진행되고 있는데 정책 변경 때부터 철저히 소외돼 있다. 심재권 부위원장(나사렛대 교수)은 "천안시로부터 디지털문화대전 발행과 관련돼 회의 소집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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