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학교에 특성화고등학교(이하 특성화고) 인식 개선 및 입학 홍보를 다니느라 매우 정신없이 살고 있습니다. 교사가 무슨 홍보를 다니냐고요? 잡상인 취급을 받지는 않지만 중학교의 바쁜 2학기 학사일정에 맞춰 특성화고들이 각 학교의 학과, 특성 등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절실하게 홍보가 꼭 필요하거든요. 이 과정에서 교육청과 모든 중학교의 관계자분들이 일정을 조정해 어려운 시간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이 지면을 빌려 고맙다고 말씀드려봅니다.
저는 특성화고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특성화고는 과거 `전문계 고등학교' 또는 `실업계 고등학교'로 불리던 농업, 공업, 상업, 수산업, 애니메이션, 조리 등의 특정 분야 인재 및 전문 직업인 양성을 위한 학교입니다.
인문고를 나온 저에게 특성화고는 생소했습니다. 벌써 특성화고에서 5년째 근무(교무부장 3년 차)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교직생활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교사인 나도 적응하고 이해하는 데에 2~3년 걸렸는데 일반 시민, 학부모들은 얼마나 잘 알고 있겠으며, 고등학교 진로를 결정하며 고민하는 초∙중등학교 학생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한 선택에 있어 정확한 정보를 알고 이해하며 지원하는 것인지에 대해서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뭐가 아니냐고요?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죠(물론 잘 아는 분들과 학생들도 있기는 해요. 소수라 그렇죠.). 특성화고에는 엄청나게 많은 지원이 있습니다. 이렇게 말해도 잘 안 와닿죠?
마음 같아서는 우리 학교 자랑을 하고 싶지만, 모든 특성화고 특히 우리 충북지역의 특성화고에 대해 이해를 돕기 위한 글(공통사항)을 조금만 적어볼까 합니다.
1. 공무원(9급)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은 인문계 진학 및 대학 진학이 아닌 특성화고로 진학해야 합니다. 지역 인재 공무원 9급으로 국어, 영어, 한국사 시험만 보고 공무원이 되는 가장 빠른 길이 특성화고에 있습니다.
2. 부사관이 되는 길 역시 특성화고가 가장 쉽습니다. 체력 인증 대비 및 지적 능력 평가 대비도 학교에서 진행해 주고 있습니다.
3. 금융권(은행), 대기업, 공기업에 취업하는 것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운 것 아시죠? 특성화고에서는 유명 대학교 경제, 경영학과 나와서 취업하는 것보다 쉽습니다.
4. 건실한 지역의 중견, 중소기업 취업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5. 심지어 요즘은 대학 진학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중학교 내신 성적 대비 인문계열 진학 친구들보다 휠씬 더 좋은 대학 진학 결과를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6. 창업의 기회를 고등학교 내내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판매 아이템 선정, 재료 구입, 만들기, 마케팅, 판매, 결산 등의 경험을 학교에서 적극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7. 자격증도 학교에서 준비해 주는 것만 응시해도 15개 이상을 취득해서 졸업할 수 있습니다.
8. 더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에 본인 비용 부담이 없다는 것이지요.
이 외에도 너무 많은 것들이 있지만, 주어진 지면의 한계로 이 정도만 적어봅니다. 아! 모두 입학만 하면 가능한지 궁금하시죠? 목적의식이 분명하고, 학교생활을 성실하게 하면 저는 모두 가능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요즘 아이들이라 하면 좀 그렇고, 많은 아이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 무지로 인해 그렇게 목표의식이 뚜렷한 경우가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저는 특성화고등학교에 대해 더 많은 이해와 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아는 만큼만 보인다고 누가 멋지게 이미 말했더라구요.
구용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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