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유독 힘이 들었던 한 해였다. IMF 외환위기 못지않은 경제위기를 버텨야 했다.
어려웠던 한 해를 넘기는 시점에서 충북에 대한 일부 평가 결과는 지쳐있는 모두를 더욱 힘들게 했다.
충북이 성장률과 청렴도 꼴찌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통계청이 지난 20일 발표한 2023년 지역소득 통계(GRDP)를 보면 충북은 지난해 지역내총생산(실질) -0.4%를 기록했다. 실질 GRDP가 83조3000억원으로 1년 전인 2022년(83조6000억원)보다 3000억원이 감소했다. 경제성장률은 4.2%에서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다. 순위 역시 전국 3위에서 꼴찌로 추락했다.
충북은 1998년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고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위기에서도 충북은 마이너스에서 벗어났다. 당시 전국 12개 시도가 마이너스 성장했지만 충북은 1.3%로 전국 2위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2년에도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충북은 2013년 이후 전국 평균을 넘어서는 성장률을 유지했다. 2015~2022년 중 충북지역내총생산의 연평균 성장률은 +4.5%로 전국 지자체 중 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저력을 보였다.
그런 충북이 전국 꼴찌인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들었으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일시적인 현상이길 바라지만 지역경제 상황은 녹록치 않다. 내년에 받아들 지역내총생산은 올해(2024년)의 경제성적표이다. 올해 충북경제는 국내외 불확실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핵심전략산업인 이차전지와 바이오가 부진했다.
무역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하기는 했지만 흑자폭 감소세가 이어졌다. 그나마 반도체가 지난 해부터 혹한기를 벗어나 역대급 실적 기대감을 높였지만 다른 분야의 부진을 만회할지는 미지수다.
국내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올 한 해 동안 지역경제가 어려웠던 점도 부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 내년에 발표될 2024년 지역내총생산이 마이너스를 벗어날지는 모르나 오랫동안 유지했던 성장률 상위권 자리를 내줘야할지도 모른다.
청렴도 역시 꼴찌를 기록했다. 충북도는 국민권익위원회의 2024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인 5등급을 받았다. 지난 해보다 두 단계 하락했다. 1년간 부패방지 노력을 평가하는 청렴노력도가 지난해 4등급에서 최하위 5등급으로 하락한 것이 꼴찌의 주원인으로 분석됐다.
경제성장률과 청렴도 꼴찌에도 지자체 차원의 제대로 된 반성 메시지가 없다는 것이 더 문제다. 충북도는 경제성장률 마이너스에 대한 원인 분석만 내놓았다. 도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질적 성장을 위해 지식서비스사업 육성을 통한 산업구조 고도화·다각화, 관광 활성화 등으로 내수기반 강화와 경제체질 개선 노력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미국의 트럼프노믹스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 약화하고 있는 지역의 핵심전략산업 경쟁력 제고 등은 수출형 충북경제에 있어 시급히 대처해야 할 과제로 부상했다. 그럼에도 내수기반 강화, 경제체질 개선이라는 두리뭉실한 대책만 냈다. 마이너스 성장률이라는 엄중한 지역경제 상황에서 지역을 책임지고 있는 수장은 한마디도 없다. 저성장 고착이 우려되는데도 말이다. 청렴도 꼴찌에 대한 입장 표명도 없다. 반성이 없는 발전이 있을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주말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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