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밀가루·팥 등 재료비 인상에 `서민 간식' 옛말
고물가 시대 3개 2천 - 1개 1천원 … 종류도 다양화
겨울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국민 대표 간식 붕어빵.
그러나 요즘은 길거리에서 붕어빵을 파는 노점을 찾기 힘들어졌다. 한때 이른바 `붕세권'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붕어빵은 밀가루와 팥 등 재료비가 오르면서 덩달아 제품가격이 오르면서 `서민 간식'의 위치가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대형 유통업체에서 편의점 등을 통해 붕어빵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추운 날씨 발을 동동거리며 사먹던 붕어빵의 추억은 옛날 얘기가 돼가고 있다.
그렇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노점 붕어빵을 사먹는게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다. 최근엔 귀한 몸이 되버린 붕어빵을 찾기 위해 붕어빵 애호가들은 모바일 `붕어빵 지도'를 이용하는 신풍속도가 생겨났다.
지역생활 플랫폼인 `당근'에서는 지난달 26일부터 시즌 한정으로 `붕어빵 지도'를 오픈했다.
붕어빵 지도는 당근에서 애초 운영중이던 정보 등록 및 공유 서비스인 `겨울간식지도'를 탈바꿈한 시스템이다.
붕어빵을 비롯해 어묵, 호떡, 군고구마 등 겨울철 간식 가게 등이 등록됐다면, 붕어빵 지도는 붕어빵 노점만 모아놓았다.
현재 붕어빵 지도는 오픈한 지 한 달 채 되지 않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끌고 있다.
당근에 따르면 붕어빵 지도 오픈 이후 동네지도 탭 내 `붕어빵' 검색량이 지도 서비스 이전인 11월 2주차 대비 135배나 급증했다. 붕어빵을 검색 이용자 수 역시 124배 늘었다.
지속되는 고물가로 자취를 감춘 붕어빵을 찾기 위한 이용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다는 뜻이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붕어빵을 찾는 방법도, 찾을 수 있도록 홍보하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현재 붕어빵 지도 서비스는 열흘만에 3000개가 넘는 후기가 등록됐고, △실시간 리뷰 △붕어빵 가게 숏폼 영상 등 붕어빵 노점상들에 대한 정보가 다양하게 공유되는 추세다.
회사 관계자는 “붕어빵 지도에만 초점을 맞춘 오픈맵은 처음 기획했는데 이렇게까지 뜨거운 인기를 끌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고물가로 인해 붕어빵의 단가가 오르면서 `서민 간식'이란 이미지가 무색해졌다. 3~4년전만해도 1000원에 2개씩이던 붕어빵가격은 현재 2000원에 3개 또는 1000원에 1개가 대세가 됐다.
하지만 노점상들은 가격인상에 따른 매출하락위기를 다양한 속재료를 품은 신제품으로 돌파하고 있다. 아예 점포에 입점해 번듯한 사장님으로 거듭난 경우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예전에는 팥과 슈크림. `양자택일'의 붕어빵이었다면, 요즘은 `다자택일'의 붕어빵 시대가 온 셈이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사창시장에 있는 한 붕어빵 가게는 붕어빵 종류가 무려 10개나 된다. 종류로는 고구마, 매콤김치참치, 누텔라초코, 통치즈피자 등 셀 수 없이 많다.
팥과 슈크림 같은 경우는 3마리에 2000원이고, 신메뉴는 2마리에 3000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붕어빵을 판매하게 된 계기는 고물가 속 붕어빵 가격의 급등으로 인기가 시들해진 붕어빵 가게에 경쟁력을 불어넣기 위한 고육책이다.
해당 가게를 운영중인 윤여범씨(39)는 “재료값이 옛날에 비해 많이 비싸지고 겨울 한정 간식이기에 색다른 경쟁력이 필요했다”며 “처음에는 김치와 피자 붕어빵을 만들어 판매해봤는데 인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하나 둘 신메뉴 붕어빵을 만들다보니 벌써 10개가 됐다”며 “앞으로도 손님들의 취향에 적합한 붕어빵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자택일 붕어빵 전략이 소비자에게 통했는지 이 가게는 평일 기준으로 하루 평균 700마리, 주말 기준 1300마리를 판매하는 인기 가게로 자리잡았다.
벌써 붕어빵 애호가들의 입소문이 돌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듯, 당근 붕어빵 지도엔 후기와 단골 등록을 한 이용자들이 수두룩하다.
당근 이용자들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붕어빵이 있네요.”, “여기와서 드셔보면 다른 붕어빵집 안가게 되요”라고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이용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