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재난 닥치면 반짝 관심 … 여전히 전국 평균 못미쳐
여름철 안전·재산 지킴이 … 가입 독려·제도 개선 지적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둔 가운데 농작물과 각종 시설물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충북지역 풍수해보험 가입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충북도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도내 풍수해보험 주택 가입 건수는 1만8727건으로 전체 대비 15.5%의 가입률을 보였다. 온실(㏊)은 509㏊·가입률 46.4%, 상가·공장은 4613건·가입률 40%를 나타냈다.
온실과 상가의 가입률은 50%를 밑돌았고, 주택 가입률도 15%대에 그쳤다.
이마저도 지난해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큰 피해를 입었던 사례가 있어 가입률이 예년보다 높아진 수치다.
전국적으로도 급격한 기후 변화로 해마다 여름철 집중호우 등에 따른 피해가 잇따르면서 지난해 풍수해 보험 가입 건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통상 풍수해보험은 자연재난 피해가 많이 발생한 그 다음 해에 가입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며 “특히 2022년 태풍 `힌남노'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면서 많은 국민이 풍수해보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풍수해보험은 국민이 예기치 못한 풍수해를 입었을 때 재산 피해를 실질적으로 보상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보험료의 일부를 지원해주는 정책 보험이다.
2002년 태풍 `루사'와 2003년 태풍 `매미'로 각각 5조원, 8조원의 역대급 재산 피해가 발생하자 재난 지원금 지급에 따른 정부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면서 국민도 재해에 스스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상 재해는 태풍, 홍수, 호우, 강풍, 풍랑, 해일, 대설, 지진, 지진해일 등 9개 자연 재난이다. 가입 대상은 공동·단독 주택, 농·임업용 온실,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상가·공장이다. 행안부가 관장하며 7개 보험사를 통해 1년 단위로 가입할 수 있다.
문제는 가입률이 여전히 전국 평균 33%, 충북은 여기에도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어서 피해 예방을 위한 가입 독려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풍수해보험 가입률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보다 국민이 가입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풍수해보험은 `의무 보험'이 아닌 원하는 사람만 가입하는 `임의 보험'이다. 풍수해를 입은 경험이 없거나 위험 지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정부와 지자체가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풍수해보험에 대해 모르는 국민이 많은 것도 가입률이 낮은 원인으로 꼽힌다. 보험사들 역시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가입 유도에 소극적이다.
여기에 1년마다 보험을 갱신해야 하는 점, 낮은 보험료지만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 재난 지원금과 중복 지급되지 않는다는 점 등도 풍수해 보험 가입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직접지원 방식인 재난 지원금이 풍수해 보험 등 정책 보험의 가입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고, 제도 간 역할 조정 등 개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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