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예산 전액 삭감 … 신축·재검토 의견 제시
`존치' 시민 여론조사도 편향적·효율성 없다 판단
청주시가 민선8기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명암관망탑(명암타워) 활용이 시의회 제동으로 갈피를 못잡고 있다. 리모델링을 전제로 한 연구용역이 끝났고, 지방재정투자 심사도 이뤄진 상황에서 시의회가 신축 방안 검토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24일 청주시에 따르면 시는 명암관망탑을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1월 활용방안 수립 용역에 착수해 6월 최종 결과를 도출했다.
최종보고서는 명암관망탑을 리모델링해 놀이형 과학문화 체험관, K문화·웹툰, 곤충 관련 등 어린이 특화공간, 문화예술 전시·체험 공간, 청년 식음료 창업 공간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미도록 했다.
보고서에는 주차장 개선, 호수공연장 조성, 수상레저 체험시설 조성 등 명암저수지 연계 활성화 방안도 제시됐다.
시는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추가경정예산안에 명암관광탑 리모델링 건축기획 용역비 8500만원을 반영했으나 청주시의회 농업정책위원회가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시는 또 올해 본예산에 명암관망탑 리모델링 실시설계비로 6억6000만원을 편성했지만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농업정책위는 리모델링를 할 경우 공간 활용성이 떨어져 예산이 지속해서 투입될 수 있고, 신축과 리모델링 비용의 차이도 크지 않아 신축 재검토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가 명암관망탑 활용방안 수립용역을 통해 추정한 리모델링 비용은 265억원으로, 신축비용 354억원보다 89억원 적다.
시의회에서 계속 사업에 제동이 걸리자 시는 시민 의견을 듣기 위해 지난 2월 해당 상임위 동의를 받아 전문기관에 여론조사를 의뢰해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 결과 `리모델링 존치' 의견이 `철거'보다 20%가량 많았다.
하지만 시의회는 여론조사가 편향적이고, 활용방안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명암관망탑을 리모델링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려던 청주시의 계획은 전면 수정하거나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다.
시의회 농업정책위의 한 의원은 “무조건 명암타워를 철거하라는 게 아니다”며 “시민의 눈 높이와 시대 흐름에 맞게 좀더 구체적이고 효율성 있는 활용방안으로 다시 검토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처음부터 명암관망탑 철거를 주장해 온 시의회가 활용방안이 미흡하다는 점을 부각시켜 철거를 관철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명암관망탑과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를 의회로 보냈지만 사업 방향이 결정되지 않고 있다”며 “시의회를 계속 설득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간투자사업으로 건립돼 지난 2004년 1월 시에 기부채납된 명암관망탑은 지난해 6월12일자로 20년간의 무상사용허가 기간이 끝났다.
명암관망탑은 한때 주요 기관·단체의 행사장으로 애용됐으나 경영난을 피하지 못하고 사실상 방치되면서 흉물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형모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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