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왜 반려식물인가?
산업화·과학기술 발달 환경위기 직면 … 삶의 질 하락
소비자 반응도 긍정 … 55% “정서적 교감·안정” 응답
반려식물은 농작물, 화초로만 인식됐던 식물에 `반려'라는 개념을 합친 신조어다. 반려동물처럼 식물도 가족구성원처럼 키우면서 위안과 힐링을 얻을 수 있어 최근 대중적 관심과 수요가 증대되고 있다. 이젠 반려식물이 대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확장되고 있다. 이에 반려식물 시장과 산업 실태, 지역 경쟁력을 위한 과제 등을 4회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주
고도로 발달한 문명은 자연에서 나왔다. 하지만 현재 산업화와 과학기술 발달로 인류는 자연에서 결핍되고 환경위기에 직면해있다. 환경위기는 인간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문명의 발달로 삶의 편리와 수명이 길어지는 것과는 달리 인간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초록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것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도시생활은 농촌보다 편리하다. 도시생활의 편리함 속에는 인간이 지치고 힘들게 하는 무익한 것들이 있다. 아파트와 빌딩 숲의 도시하늘은 건조하고 칙칙하다. 도심 속 길에서 흙을 보기 어렵고 뜨고지는 해와 상관없이 낮과 밤의 리듬을 거스르며 자연과 멀어진 삶으로 인해 인체의 호르몬에 이상이 생긴다.
녹색공간에서의 활동 유무는 인간의 무의식에서 스트레스, 심리적 안전, 신체적 건강에 영향을 준다. 녹색이 있는 자연활동을 하거나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하는 이유다. 할 수 있다면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을 녹색으로 채워야 한다.
그래서 반려식물이 주목받는다.
식물을 키운다는 것은 식물과 사람이 교감한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사람의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치유한다. 즉, 인간이 식물 등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그 속에서 더 건강하게 사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다.
반려식물 재배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농촌진흥청의 반려식물을 키우는 효과에 대한 소비자 조사 결과를 보면 55%가 정서적 교감 및 안정이라고 응답했다. 세부적으로 소비자들은 정서적 공감(77%), 행복감 증가(73%), 우울증 감소(68%) 효과가 있다고 했다. 공기정화(27%), 플랜테리어(14%) 효과도 꼽았다.
지난 6월 농촌진흥청과 (사)인간식물환경학회는 `식물 존엄성 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생태적 또는 진화적 관점에서 바라본 식물의 의미와 가치, 식물에 대한 인간의 인식과 행동 기준 등 식물 존엄성의 6가지 기본 원칙(존중, 악행 금지, 선행, 비례, 종의 정의, 서식지 보존)을 담았다. 반려식물 기준(범위, 관계, 의무 등)과 인간과 식물의 반려관계에 관한 내용도 제시했다.
우리나라에서 식물 존엄 선언물 발표는 처음이었고, 반려식물 시대 도래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엄경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