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일 女 대테러계장 충북경찰청 임누리 경정
내외부 편향된 시선 불구 전국 첫 금녀의 벽 허물어
정보·복지 등 핵심업무 수행 … 어릴적 꿈 위해 최선
충북경찰청 경비과에는 아주 특별한 여경이 있다. 대테러계장을 맡고 있는 임누리 경정(44·사진)이다. 임 계장은 전국 경찰에서 딱 한명인 여성 대테러계장이다. 사실 `대테러계'는 그동안 `금녀'의 구역으로 인식돼왔다. 대테러 부서에 근무하는 여경 자체를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테러가 예측불가능한 범죄인데다 어느부서보다 위험이 따르다 보니 남자 경찰이 업무수행에 더 적합하다는 편견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임 계장도 역시 대테러 부서에 지원할 당시 `여성이 할 수 있겠느냐'는 내외부의 편향된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중요한 건 성별이 아니라 업무역량'이라고 믿었다. 성별보다는 업무에 대한 관심도와 역량, 그리고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런 확신은 오히려 임 계장 스스로를 더 채찍질하게 만드는 `긍정의 힘'이 되기도 했다.
“경비파트는 경찰 핵심기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능인데 이 업무를 하지 않고선 완전한 경찰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임 계장은 어릴 때부터 경찰을 꿈꿨다. 멋진 제복 차림의 경찰관 늘 동경의 대상이었다. 제복에 녹아있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런 영향으로 그는 원광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간부후보(55기)시험에 합격, 경위로 경찰에 입문했다. 이후 정보, 복지 등 조직 내 핵심 기능에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다.
그렇게 차차 경험을 넓혀가던 중 2021년 충북경찰청 대테러계장 공모를 보고 즉각 지원서를 냈다. 임 계장의 대테러부서 선택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제가 일을 못해 낼 경우 `역시 여경은 안 된다'는 편견만 키워 앞으로 후배 여경들에게 기회를 막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아직은 많이 부족하고 배워가는 단계지만요~.”
그는 온라인상에서 여전히 거론되는 `여경 무용론'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2021년 인천 흉기 난동사건과 앞서 2019년 벌어진 대림동 폭행사건. 모두 여성 경찰관의 사건대처가 논란이돼 여경무용론이 들끓었던 사건들이다. 그때마다 사실유무와 관계없이 여경에 대한 과도한 비난이 쏟아지곤 했다.
“성별을 떠나 현장에서의 판단 실수로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일임에도 젠더(성별) 갈등으로 이슈화돼 전체 여경이 도매급 비판을 받는것 같습니다.”
임 계장은 “현장에서 몸 사리지 않고 업무에 열과 성을 다하는 여경들도 많은데 단편적인 부분들만 보고 `여경 필요없다'고 비난하는 건 잘못된 시각”이라고 강조했다.
“대테러 이외에도 기동대 등 성별에 대한 편견 없이 모든 분야에서 제 몫을 다하고 싶습니다.”
어릴적 꿈처럼 경찰관이 된 임계장은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여경의 몫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다부진 의지를 보였다.
/정윤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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