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헬기참사 … 충북도 안전지대 아니다
양양 헬기참사 … 충북도 안전지대 아니다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2.12.0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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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업체 2곳서 3대 임차 운영 … 모두 30년 넘은 노후 기종


맹성규 의원 “지자체, 안전점검 강화·헬기교체 등 조치 필요”
5명의 사망자를 낸 강원도 양양 산불 예방 헬기 추락사고와 관련, 충북지역에서 운용 중인 임차 헬기도 모두 30년이 넘은 노후 기종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4일 충북도에 따르면 11개 시군을 권역으로 묶어 민간 헬기업체 2곳에서 진화 헬기 3대를 임차해 운용 중이다. 충북도가 봄·가을철 한시적으로 운용하고 업체에 내는 임차비용은 27억3000여만원이다.

제천시 등 북부권 일대를 담당하는 임차 헬기는 1990년 제작된 글로리아 항공 보유의 S-76(중형) 기종이다. 연식이 32년에 달한다. 이 헬기는 지난달 15일자로 계약기간이 만료된 상태다.

중부권은 ㈜유비에어 업체에서 임차한 대형 헬기로 1986년 제작된 KA-32A 기종(연식 36년)이다. 보은 등 남부권은 S-76 기종(1983년 제작)으로 글로리아 항공에서 임차한 39년 된 대형 헬기다. 3대 모두 30년이 훌쩍 넘은 노후화한 헬기다.

헬기는 내구연한이 법적으로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항공업계는 정비비용과 가동률 등을 고려할 때 헬기의 적정 교체 주기는 20~25년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노후헬기라도 연 1회 검사만 통과하면 운행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지방항공청의 연 1회 `감항 검사'를 통과하면 헬기 수명을 해마다 연장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국 임차 헬기 평균 연식은 무려 34.8년에 달한다.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이 산림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림헬기 47대 중 20년을 초과한 `경년항공기'는 31대(66.0%)로 집계됐다. 30년을 초과한 항공기도 9대(19.1%)나 됐다.

앞서 2020년 10월 같은 당 맹성규 국회의원 자료를 보면 지자체가 민간업체에서 임차한 헬기는 68대로 평균 기령은 33.8년으로 조사됐다.

이는 산림청 헬기의 평균 기령(19.7년)보다 14년 이상 노후한 것이다.

지자체별 임차 헬기 사고 현황을 보면 5년(2015~2019년)간 발생한 임차 헬기의 사고 건수는 4건으로 모든 사고에서 사망자가 1명씩 발생했다. 사고 헬기들은 모두 기령 20년 이상의 경년이었다. 가장 오래된 사고 헬기의 기령은 44년에 달했다. 대부분 사고의 원인이 기체결함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안전 점검 강화와 교체가 시급한 노후 헬기를 이용해 산불 진화는 물론 고층 건물 화재 시 인명구조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보니 사고 위험이 높다는 점이다.

맹성규 의원은 “지자체 임차헬기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면 적절한 예산지원을 통해 지자체 임차헬기 중 지나치게 노후화된 헬기를 교체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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