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축제로 보내는 기회의 손길
겨울이 축제로 보내는 기회의 손길
  • 최상규 세계축제협회(IFEA) 아시아지부 부회장
  • 승인 2025.02.0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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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 최상규 세계축제협회(IFEA) 아시아지부 부회장

설날 연휴 기간 하얀 눈과 쌀쌀한 기온이 제법 겨울다운 기세를 부렸다. 그러나 이 추위 속에서도 지난달 11일 개막한 2025 화천산천어축제에는 28일까지 147만1,030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고 알려졌다. 2003년 시작된 화천산천어축제는 2006년부터 매년 관광객 100만 명 이상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이상고온과 겨울 폭우로 인해 정상 운영되지 못한 2020년,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면, 올해까지 16년간 ‘밀리언 페스티벌‘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겨울에 그것도 강원도 골짜기 화천에서 물고기를 테마로 축제를 개최한다고 했을 때, 모두 냉소적이었다. 봄도 가을도 여름도 아닌 겨울. 그러나 관광마케팅적인 측면을 볼 때, 관광이벤트축제를 통해 겨울 관광 비수기를 관광 성수기로 바꿀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는 일은 찾기 쉬운 일이 아니다.

산천어와 얼음을 테마로 다양한 프로그램도 재미있지만, 마케팅 측면의 전략도 잘 구성되어 있다. 관광객들은 입장료 일부를 상품권으로 돌려받아 지역 농산물을 구입하거나, 화천지역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어 추가지출을 유도한다. 이 시기에 축제장 주변 거리에 조성된 선등거리는 산천어 모양의 등을 내걸고 밤에 불을 밝혀 체류형 관광을 유도하고 있다.

눈과 얼음 등을 테마로 한 해외의 성공적 겨울 축제로 먼저 캐나다 오타와 윈터루드 축제(Ottawa Winterlude)를 들 수 있다. 윈터루드의 가장 큰 즐거움은 리도운하에서의 스케이팅이라 할 수 있다. 리도운하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으로 그 길이가 장장 7.8km에 달하여 세계에서 가장 긴 야외스케이트장이라 불린다. 리도운하는 군수운송을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나 지역주민의 레크레이션과 관광목적으로 활용되는 대표적인 소프트웨어적 지역재생 사례로 분석된다.

특히 대한민국 축제가 약한 축제마스코트 활용적 측면에서 가족 방문객층을 대상으로 모범적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엄마, 아빠, 쌍둥이 노우미(Noumi)와 노우마(Nouma)로 구성된 아이스호그패밀리(Ice Hog Family)는 노래와 댄스를 통한 방문객들에게 친근하게 어울리는 스토리 메이킹적 요소를 포함하면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리도운하를 따라 스케이팅하며 중간 중간 쉬어가며 비버꼬리 모양을 한 빵 비버테일(Beabertails)은 방문객들에게 매우 인기가 있다.

아시아권에는 매년 1월 말에서 2월 말까지 중국 하얼빈에서 열리는 하얼빈 빙등축제가 있다. 눈과 얼음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조각품과 구조물, 빛과 음악으로 유명하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하얼빈 대성당 광장에 세워지는 대규모 빙등 조각품으로, 매년 다른 주제를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할 것은 단순히 얼음을 활용한 것이 아니라 지역의 LED 산업과 연계된 것이다. 송화강에서 실어 온 얼음에 홈을 파고 LED를 넣음으로써 야간형 축제로의 확장성은 물론, 그 강추위도 견디는 하얼빈의 LED를 차세대 산업으로 동반 성장시켜가는 전략이다.

강원도 화천군은 인구 2만3천여 명에 재정자립도 6%의 열악한 지역이다. 그러나 관광 비수기 겨울을 오히려 새로운 기회요인으로 바라보고, 지역활성화와 마케팅의 불씨를 잘 살려가고 있다. 물론 겨울이 점점 따뜻해지거나 산천어 잡기가 동물학살이라는 비난, 다 잡히지 않은 산천어 사체가 강물을 오염시키는 문제 등 사회적 및 환경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위기 요인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천산천어축제는 관광마케터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축제 하나로 화천이라는 작은 도시를 알리고 방문하게 만드는 힘. 축제업계 종사자로 그들의 노고에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겨울이 우리에게 보내는 기회의 손길을 슬며시 잡아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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