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등 배터리업계 타격 … `달러' 투자처 손실 부담
수입 물가 전월대비 1.1% 상승 … 서민경제도 악화 전망
대통령 탄핵으로 한국경제가 시계제로에 놓였다. 원/달러 환율 상승, 트럼프 미국 정부 출범에 따른 대내외 경제환경 불확실성 고조로 내수는 물론 산업계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비상계엄령이후 환율이 치솟으면서 당장 산업계와 내수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효과와 비상 계엄 여파로 환율이 1400원대에 고착되면서 미국에서 조 단위 투자를 벌이고 있는 기업들의 부담이 커졌다.
대표적인 업종이 배터리업계다. 1400원대로 환율이 정착될 경우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 극복에 큰 장애 요소가 될 수 있다.
충북 오창 소재 LG에너지솔루션은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합작과 단독 공장 등 총 8개 공장을 운영하거나 건설 중이다. 모든 투자를 `달러'로 지불하면서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의 달러 부채는 지난 3분기 말 기준 6조8284억원으로 2분기 말 4조1607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환율이 10% 상승하면 연간 2389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환율 상승으로 매출 증대 효과도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전기차 시장 확대 효과는 내년부터 커지고,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업황 부진 장기화 가능성이 커졌다”며 “내년에도 강달러,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경기를 좌우하는 주요 지표들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당장 원달러환율 상승으로 수입 곡물가격 및 원부재료 가격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한국은행의 11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1.1% 올랐다. 10월 2.1% 이후 2개월 연속 상승세다.
수입 물가 급등은 3~4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수입물가상승,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 서민경제 악화, 내수침체로 이어지며 내수경기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1400원대 환율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가 비상대책을 마련인데 물가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충북의 경우 최근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소비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충청지방통계청의 11월 충북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2% 상승, 4개월째 1%대를 기록하면서 안정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9로 전월대비 2.9p 하락했다. 6개월만에 기준값 이하로 내려앉았다. 소비심리 위축이 우려된다.
실물경제 역시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은행 충북본부의 10~11월 중 충북지역경제동향을 보면 10월 실물경기 부진흐름이 이어졌고 11월엔 기업심리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경제 관계자는 “탄행정국의 장기화는 국내는 물론 지역경제에 까지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며 “대외내적인 불확실성의 확대에 따른 리스크 극복을 위한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엄경철 선임기자
eomkc@cc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