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잠깐만 쉬어도 살이 찔까
운동 잠깐만 쉬어도 살이 찔까
  • 김희준 청주 봄온담한의원 대표원장
  • 승인 2024.07.2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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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김희준 청주 봄온담한의원 대표원장
김희준 청주 봄온담한의원 대표원장

 

다이어트하면서 매일 운동하러 나가는 거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은데 이 운동, 어쩌다가 사정이 있어서 조금만 쉬어도 바로 살이 찌는 걸까?

놀랍게도 운동을 많이 한 사람이 6개월 정도 운동을 그만두고 식단은 평소대로 먹었더니 체지방률이 20.1%에서 19.2%로 내려갔고 제지방량은 37.3%에서 37.4%로 오히려 올라갔고 가장 놀라운 건 체중이 1.8㎏ 정도가 빠졌다고 한다. 이거 뭔가 잘못된 거 아닐까?

일단 우리가 살이 찌는 과정을 좀 살펴봐야 이게 이해가 될 수 있는데 캘리포니아 주립대의 2017년 연구를 보면 하루에 500칼로리 정도는 남는 게 있어야 살이 찌기 시작한다고 한다.

물론 초반에 2㎏씩 금방 찔 수도 있는데 이건 지방이 찐 게 아니고 잉여 에너지가 글리코겐으로 축적되면서 물 무게가 쌓여서 그런 것이고 이 현상은 반대로 살이 빠질 때도 초반에 2㎏이 빨리 빠지고 뒤에는 빠지는 게 느린 것과 같은 이유다.

웨스턴 스테이츠 의대의 2017년 연구를 보면 매일 500칼로리가 남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보통 6개월간 6.8㎏ 정도 증가한다고 하고 만약 하루 1000칼로리가 남으면 6개월간 하면 보통 11.4㎏ 정도가 증가한다고 한다.

그런데 평소에 운동을 얼마나 할까?

참고로 이스트 캐롤라이나대학의 2018년 연구에 따르면 500kcal를 소모하려면 68㎏인 사람이 최소 90분을 빠르게 걷거나 30분간 전력 질주를 해야 한다고 한다.

즉, 살이 찌려면 생각보다 많은 칼로리가 매일 남아야 하는데, 애초에 운동으로 500kcal를 소모하는 것이 어렵고 평소 그 정도 운동을 할 리도 없기 때문에 운동을 좀 안 했다고 살이 바로 찌기는 어려운 것이다.

반대로 이것과 똑같은 원리 때문에 식단을 안 하고 운동만 해서 살 빼기가 정말 어려운 것이다. 칼로리 소모가 생각보다 빨리 잘 안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쿄대 의대의 2012년 연구를 보면 일반인 기준으로 3주 이상은 쉬어야 눈에 띄는 근력 저하가 일어났다고 한다.

참고로 근력은 거의 근육량에 비례한다. 즉 조금의 기준이 다를 수 있겠지만 3주면 유럽여행도 갔다 올 수 있는 시간이니까 충분히 긴 시간이 될 것 같다.

이렇게 해서 오늘은 운동을 잠깐 쉬면 살이 찌는지에 대해서 한 번 알아봤는데 사실 더 중요한 게 바로 운동을 하다가 안 하면 마음속에 생기는 그 불안함이다.

뭔가 안 하면 안 될 것 같고 이런 현상을 전문 용어로 운동 폭식증 또는 운동 항진증(exercise bulimia)이라고 한다.

이게 뭐냐면 자기가 먹은 만큼 운동을 통해 칼로리를 소모하려는 강박관념이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좋을 것 같지만 대부분 음식의 칼로리만큼 운동하려면 운동량이 지나치게 많아져서 문제가 된다.

운동 항진증의 증상을 보면 1) 운동 시에 수시로 칼로리가 얼마나 빠졌는지, 체중이나 몸 사이즈를 체크한다. 2) 운동을 못가면 불안감, 걱정, 죄책감 등이 생긴다.

참고로 이러한 증상들은 운동을 한다고 해서 근원적인 불안감이나 죄책감이 사라지지는 않고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어차피 운동은 평생에 걸쳐서 해야 하고 내가 운동을 잠깐씩 쉬어준다고 해서 그동안 운동한 모든 것을 잃어버릴까봐 너무 무서워 할 필요는 없다.

운동에 너무 강박은 가지지 말고 즐겁게 편안하게 운동하길 권유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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