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에서 만나는 행복 7 - 스피노자
철학에서 만나는 행복 7 - 스피노자
  •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
  • 승인 2024.07.28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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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여는 창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

 

스피노자(Spinoz·1632~1677년)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부유한 유대계 상인으로 풍족하고 편안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여덟 살에 유대교 학교에 입학한 후 깊은 신앙심과 뛰어난 총명함으로 유대인 사회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유대 교리에 반하는 논문을 발표한 한 청년에 대한 박해와 자살 사건을 보면서 유대교의 인격신을 의심하고 무신론을 주장하게 된다. 24살에 유대교회에서 파문당하고 철학을 탐구하며 렌즈 기술자로 조용히 살아간다.

스피노자의 철학은 `범신론(자연 또는 이 세계의 모든 것이 신이라는 입장)'이 바탕이다.

그는 `실체'라는 철학적 용어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실체란 자신 안에 존재해야 하며, 실체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또 다른 개념이 필요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그에게 있어 실체는 오직 하나 `신'이었다. 신은 자기 원인으로 존재하고 다른 존재에 의존하지 않아야 하므로 인간이 만든 도구나 사물은 신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스피노자는 신을 `자연'으로 이해했다.

그는 우주를 하나의 거대한 자동기계라 생각했고 필연의 법칙에 따라 운행된다고 말한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만물의 존재 방식이나 적용도 이런 신의 필연성으로 결정된다고 본다.

따라서 인간에게 자유의지는 없고 필연만이 있다는 것이다. 우연은 단지 원인을 모르는 것이다.

스피노자는 자연은 목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목적론적 사고 때문에 자연이 인간 욕망을 충족시키는 수단이라고 오해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다른 존재가 있다고 믿는 미신과 공포감이 생겨나 정념에 예속된 삶을 산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존재를 지속시키려는 내적 힘을 `코나투스(Conatus)'라고 불렀다.

자기 존재를 잘 보존하려면 이성으로 욕망을 제거하지 말고 코나투스를 증대시키는 욕망을 적절하게 충족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인간의 기본 정서를 `욕망, 기쁨, 슬픔'이라고 설명한다. 쾌감과 유쾌는 기쁨의 정서로 항상 선이며, 고통과 우울은 슬픔의 정서로 항상 악이 된다.

이런 정서를 잘 통제하지 못하는 것을 `수동적 정서'라고 불렀고 이러한 정서에 사로잡혀 무능력하게 산다면 행복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스피노자는 외부적 요인에 따라 수동적으로 살지 말라고 한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이성'을 통해 정념을 통제하라고 한다. 이를 `덕스러운 삶'이라고 부른다.

세계가 이성을 토대로 인과법칙에 따라 움직이고 있음을 이해하고, 벌어진 사건에 대해 올바로 인식한다면, 정념에서 벗어나 행복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잠시 멈추라고 한다. 내면을 살피는 이성의 힘으로 사유하고 통찰하라고 한다. 있는 그대로 자신을 모습을 살피고 정서를 잘 통제하며 살라고 한다. 정서는 개념을 통해 구성된다는 현대 심리학의 구성주의 이론과 맥을 같이한다.

사유와 통찰을 통한 이성의 힘으로 삶을 새롭게 개념화한다면, 우리는 이미 새로운 행복의 문을 연 것이다. 행복은 외부가 아닌 내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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