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현역 제치고 '돌풍'…공천 컷오프 된 것 때문?
정봉주 현역 제치고 '돌풍'…공천 컷오프 된 것 때문?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4.07.2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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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외 정봉주 '깜짝 독주'…'이재명 러닝메이트'는 줄줄이 고전
명·당심 괴리에 이 후보 측도 당혹…"왜 이렇게 표 안 나오나"



더불어민주당은 8·18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가 '뜻밖의 선전'을 이어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 후보는 '명심(明心)'이 실린 것으로 알려진 현역을 모두 제치고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당 안팎에선 명심과 당심의 괴리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22일까지 집계된 전당대회 권리당원 온라인투표 누적득표율에서 정 후보는 득표율 21.67%로 선두에 올라있다. 정 후보는 지난 20일부터 제주·인천·강원·대구·경북 순으로 이어진 지역별 순회경선에서 1위를 싹쓸이했다.



선거 초반 정 후보의 컷오프 전망까지 나왔던 분위기를 고려하면 그야말로 돌풍에 가깝다. 거침없는 언사와 선명한 대여 투쟁력으로 강성당원들의 표심을 끌어 모은 데다, '공천 컷오프 동정론'까지 확산하면서 정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 후보는 지난 총선서 서울 강북을 공천장을 받았지만 '천안함 막말 논란'이 재조명되면서 선거 직전 컷오프됐다. 이에 대한 부채감이 이번 경선서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정 후보는 현재 2위 김병주 후보와 5%포인트(p) 이상 격차가 벌어져 있다. 이 같은 기세가 유지되면 정 후보가 무난하게 수석 최고위원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비해 이재명 당대표 후보 러닝메이트로 알려진 후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이 후보 캠프 좌장 격인 김민석 후보 측이 고심에 빠진 분위기다. 김 후보는 지난 예비경선서 중앙위·당원 합산득표율 종합 1위로 본선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선서도 무난하게 수석 최고위원을 꿰찰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 후보에 더블스코어 차이로 밀리며 턱걸이 당선권에 그친 상황이다.



이 후보가 출마를 직접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강선우·한준호 후보도 당선권 밖에 머물러 있어 판세 뒤집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 후보 측도 적잖이 놀란 눈치다. 정 후보의 선전을 예상했다면서도 수석 최고위원을 노릴 만큼 파란을 일으킬 줄 몰랐다는 반응이다. '명심 인사'들의 부진한 성적이 계속될 경우 이 후보가 공개 지원사격에 나서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 주말엔 이 후보가 김 후보를 두고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냐"고 말한 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당 안팎에선 이번 경선서 명심과 당심 간 괴리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원들이 이재명을 민다고 해서, 이 대표가 밀고 있는 후보까지 지지하는 게 아니다"라며 "당원 주권을 강화하겠다고 외치고선 당원들의 표심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 발상 자체가 오만이자 착각"이라고 꼬집었다.



한 최고위원 후보는 통화에서 "당원들은 정 후보를 지지하는 게 아니라 지난 총선서 정 후보를 컷오프 당의 결정에 대해 분노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이 오판할 경우 당원들이 얼마든지 당을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봤다. 나아가 이 후보가 특정 인사를 공개 지지할 경우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지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상호 전 의원은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정봉주 돌풍'을 두고 "예상했다"면서 "이재명 전 대표와 지도부, 지난번에 정봉주 후보에게 공천을 줄 수 없었던 결정을 내린 지도부로서는 곤혹스러울 것"이라고도 봤다.



그는 "정 후보 입장에서는 만약에 1등 최고위원이 되면 '나 지난번 공천 안 준 게 잘못된 것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좀 애매하다"며 "이런 형태의 전당대회 결과들이 처음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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