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市 상대 법적대응 시사
新청사 건립 일정 차질 예상
충북도가 청주병원 의료법인을 취소하면서 청주시 새 청사 건립도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청주병원 측이 청주시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시사해 새 청사 건립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충북도는 `충청북도 의료법인 설립 및 운영기준'에서 정한 정관변경에 따른 재원확보를 이행하지 않은 청주병원 의료법인 허가를 취소했다고 3일 밝혔다.
도의 의료법인 취소에 따라 청주시가 의료기관 개설 취소 절차를 완료하면 청주병원은 문을 닫아야 한다.
청주병원에는 현재 80명 정도의 환자가 입원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이날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을 닫을 때까지 진료하고 강제수용 등 절차상 문제는 없는지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병원이 환자와 함께 건물을 비워줘야 하는데 또다시 버티거나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 새 청사 건립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시는 오는 9월 설계를 마무리하고, 시공사 선정을 거쳐 터파기 등 본격적인 공사는 내년 하반기로 잡아 놨다.
하지만 병원이 환자 전원에 소극적이면 시에서 직접 이송계획을 세워 옮겨야 하고 이렇게 되면 철거 작업이 지연될 수 있다.
특히 병원 측이 의료법인 취소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 법원이 인용하거나 소송으로 맞설 경우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
이 때문에 1년 반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새 청사 착공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는 공익사업의 희생을 고려해 청주병원이 법인 취소에 따른 차선책을 찾도록 최대한 협조하면서 단계를 밟아 나간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청주병원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안타깝다”며 “후속조치가 원만히 이뤄질 수 있도록 보건소와 협의해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981년 개원한 청주병원은 새 청주시청사 부지에 편입되면서 이전이 불가피해지자 인근 건축물의 4개 층을 임차한 뒤 리모델링을 완료하고 이전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도는 임차 형식의 기본재산은 인정할 수 없다면서 구체적인 기본재산 확보 계획서 제출을 요구했으나 병원 측은 제대로 응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병원 측은 신청사 건립사업으로 부득이하게 병원을 이전하는 특수성을 고려해 재량적 판단을 내려달라며 지난 5월 도에 의료법인 운영기준 정관 변경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의료법인 취소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
/이형모 선임기자
lhm043@cctimes.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