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최前 소장' 뒷바라지
'돈 되는 최前 소장' 뒷바라지
  • 조한필 기자
  • 승인 2011.07.04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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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대표가 공무원 인사청탁까지… 왜?
3년간 1억9000만원 펑펑 … 줄서기 안간힘

성환·병천 하수처리장 6~8년째 위탁운영

각종사업 수주 등 뿌리깊은 유착관계 유지

◇1. 천안의 C환경업체 황모 대표(57·불구속기소)가 2005년 3월 관급공사 수주를 부탁하며 천안시환경사업소 최모 소장(52·구속기소)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

◇2. 황 대표는 2006년 7월 "천안시장에게 최 소장을 천안시수도사업소 하수과장이 되게 청탁해 달라"며 당시 천안경찰서 H팀장(56·구속기소), 천안시 L비서실장(52·불구속기소)에게 각각 2000만원씩 건넸다.

◇3. 황 대표는 2008년 3월 다시 환경사업소장으로 돌아온 최씨에게 관급공사 수주를 위해 1억원을 건넸다.

지난달 28일 대전지검 천안지청이 밝힌 천안 공직비리 수사발표에서 나온 혐의 내용이다.

황 대표와 최 전 소장의 '깊은 인연'이 관심을 끈다.

황 대표는 최 전 소장에게 두 차례에 걸쳐 1억5000만원을 직접 주고, 또 그의 인사청탁을 위해 4000만원을 썼다.

만 3년간 그를 위해 총 1억9000만원을 쏟아부은 셈이다. 황 대표는 왜 최 전 소장을 위해 인사청탁까지 하면서 동분서주했을까.

C업체는 환경시설관리공사와 함께 천안시의 성환하수처리장(2005년 준공)과 병천하수처리장(2007년 준공)을 위탁운영하고 있다. 두 하수처리장을 준공 때부터 계약기간(3년)을 연장하며 6~8년째 운영 중이다.

2010년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천안시는 위탁운영비로 지난해 15억원을 지불했다. 위탁운영 계약 체결 일부는 최씨가 환경사업소장으로 있던 때였다.

환경사업소 관계자는 "환경시설관리공사는 전국의 여러 하수처리장을 관리하는 코오롱 계열업체로 경쟁력이 뛰어난데 C업체가 함께 참여하게 된 것은 지역업체 배려 차원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

C업체는 이외에도 천안시와 인연이 깊다. 1998년 회사설립 이후 위탁경영분야에서 수도사업소 3건, 환경사업소 2건을 수주했다. 그중 가축분뇨처리시설, 북면마을하수시설 위탁경영은 최 환경사업소장 시절인 지난해 이뤄졌다.

수질방지시설 설계·시공분야에서도 천안 제3산업단지 오폐수처리장 시설물 교체·보완 공사 4건과 마을하수도 설치공사, 천안하수처리장 증설공사(일부)를 따냈다.

기술용역분야에선 축산폐수처리장 설치타당성 조사를 맡았다. 황 대표가 최 소장의 환경사업소 복귀 직후 또 1억원을 건넨 이유를 추측케 하는 대목이다.

검찰은 수사 발표자료에서 "지역 공무원들이 수년간 친분을 맺은 건설업자의 이권사업에 개입하거나 직무 관련 편의 제공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는 뿌리깊은 유착관계가 유지되고 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기계직(職)인 최 전 소장은 1~2년씩 하수과장·차량등록사업소장 재직 시기를 빼고 줄곧 환경사업소에서 근무했다.

한편 환경사업소는 2008년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때 성환·병천 하수처리장 민간위탁 C업체에 대한 지도 감독 소홀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수발생량에 비해 처리 비용이 너무 많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이에 대해 환경사업소 측은 "위탁용역비는 정부가 발표하는 도매물가 상승률 범위에서 조정하고 있고, 하수처리장 관리감독은 분기별로 시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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