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협 '부익부 빈익빈' 갈수록 심화
지역농협 '부익부 빈익빈' 갈수록 심화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1.03.10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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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출자배당률 등 경영실적 따라 천차만별
업무관할 구역 시·군 확대… 격차 더 벌어질 듯

지역농협들의 정기총회가 구제역 파동으로 예년에 비해 한 달 이상 지연된 가운데 최근들어 총회가 일제히 시작됐지만, 경영실적에 따른 양극화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농협법 개정에 따라 업무관할 구역이 읍·면·동에서 시·군으로 확대되면서 우량조합으로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남부 3군이 2월말 정기총회를 마친 가운데 지난주부터 도내 최대 농협인 청주농협과 서청주농협이 총회를 끝내는 등 뒤늦게 지난해 결산을 마무리했다.

이번 총회 결과, 영동농협은 조합원 출자배당률이 6%로 가장 높았으며 조합원들의 경제사업 관련 활용금액에 따라 배당이 이뤄지는 이용고배당은 금액으로 7억원에 달하는 등 지역 조합중 최고 배당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3일 총회를 끝낸 서청주농협은 출자배당률 5.76%에 이용고배당금이 3억4000여만원, 청주농협은 출자배당률 5.46%, 이용고배당금 7억4000만원, 보은농협이 출자배당률 5%, 이용고배당금 1억2000여만원 등으로 순수배당률이 예금금리 수준인 5%를 넘어 비교적 높은 경영성과를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일부 면단위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조합의 경우 적자를 간신히 모면한 채 출자자배당이 이뤄지지 못한 곳이 나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농협 간 업무관할 구역이 폐지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여 우량조합과 부실조합 간의 격차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청주농협은 이번 정기총회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업무관할 구역을 서청주농협이 영업구역으로 하던 청주 강서동 등 서부지역까지 확대해 청주시 전역으로 넓혀 놓았다.

이에 앞서 서청주농협도 임시총회를 통해 기존 업무구역을 청주농협 지역까지 확대해 양 조합 간 점포진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주와 서청주농협은 최근 청주 강서 1지구 택지개발에 따라 지점 설치를 놓고 신경전을 이미 벌인 바가 있어 향후 개발지역에서의 점포 출점 놓고 또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농협법이 지난해 개정되면서 개별 조합들이 정관변경을 통해 업무구역을 읍·면·동에서 시·군으로까지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군단위 지역의 경우 읍지역을 주된 영업으로 삼고 있는 조합과 면단위 조합 간의 차이가 심해 조합원들이 대거 이동할 수 있어 존립기반마저 무너질 수 있어 우려감이 높다.

지역 농협의 한 관계자는 "시·군단위로 경쟁력 있는 지역농협을 만들기 위해 조합원 가입 등에 자율성을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반이 열악한 면단위 지역농협은 앞으로 어려움이 더욱 클 것으로 보여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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