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더 불쌍하다
국민들이 더 불쌍하다
  • 박명식 부국장(음성 주재)
  • 승인 2025.02.1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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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최종 심판 결정이 대한민국 국민의 최대 관심사가 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빚어진 탄핵 정국은 최근의 대한민국 정치사회가 얼마나 불안정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다.

국민은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으로 두동강이가 나서 매일 ‘탄핵 반대’와 ‘즉각 파면’을 외치며 극단적으로 대치하고 있다. 총소리만 들리지 않을 뿐 대한민국은 내란이 진행 중이다.

이번 비상계엄을 놓고 대통령 탄핵이 당연하다는 진영에서는 ‘대한민국은 전시 상태가 아니었고, 헌법상 경고성 계엄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어 헌정 문란이며 내란죄에 해당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탄핵이 부당하다는 진영에서는 ‘대통령이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를 수용했고,  계엄은 국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통령의 권한 행사라는 점 등을 들어 내란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TV를 통해 본 이번 비상계엄은 실제로 군경이 총을 들고 국회에 투입했고 물리력을 행사했다. 국회의원들은 비상계엄 해지를 위해 국회 담장을 넘어야 했고, 시민들이 군경과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사법부가 테러를 당하는 반역사적 사건도 발생했다.

대통령은 탄핵 후 국민들에게 부정선거 의혹, 22건의 정부 관료 탄핵소추, 국회의 무자비한 예산 삭감 등을 들며 “국민들에게 자유민주주의와 국민 주권이 위기 상황임을 알리기 위해 경고성으로 계엄을 선포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헌법재판에서는 “장관이나 군 지휘관 모두 정치적 소신이 다양하고 반민주적이고 부당한 일을 지시한다고 해도 그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것이란 것을 다 알고 있는 전제하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변론 했다. 납득할 만한 이유와 변론인지는 눈과 귀가 멀쩡한 국민이라면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각자의 마음속에 답을 품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필자는 과거 △5.16 군사정변·새마을운동·12.6 사태 서거 박정희 △비운의 최규하 △12.12 군사 반란·5.18 광주 민주화운동 전두환 △대통령 직선제· 범죄와의 전쟁 노태우 △금융실명제· IMF 김영삼 △햇볕정책·노벨평화상 김대중 △행정수도 이전·부엉이 바위 자살 서거 노무현 △4대강 사업· 자원외교 이명박 △세월호 사건·국정농단 탄핵 박근혜 △북한 김정은 회담·코로나19 문재인 대통령을 거쳐  비상계엄으로 탄핵돼 재판받고 있는 현 윤석열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50여 년에 걸친 격랑 속 대한민국의 정치 사회적 사건을 직간접적으로 겪었다.

중요한 것은 이 50여년 세월 중 지금처럼 온 국민이 좌우 진영으로 분열돼서 총이라도 쥐어주면 서로를 향해 쏘아 댈 듯이  양극화가 고조된 시기는 없었다는 점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진학률을 자랑한다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지금 뭐가 진실이고 뭐가 거짓인지 헷갈린 채로 좌우 전선에서 태극기, 성조기, 응원봉을 무기 삼아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주의의 모범국가로 치부 받던 대한민국은 지금 과거 독재 정권 시절에나 자행될 수 있는 비상계엄 선포 때문에 내란 아닌 내란이 진행되고 있다.

엉뚱스런 비상계엄으로 탄핵을 당하고 구속 재판을 받으면서 앞날이 불투명해 진 대통령이 참으로도 안타깝고 불쌍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대통령보다 더 불쌍한 건  무너진 경제는 뒷전이고 알량한 권력을 좆기 위해 국민을 양 갈래로 분열시키고 있는, 대한민국 인구의 1%도 안되는 한 줌의 정치세력들과, 나라가 망하든 말든 돈만 벌면 된다는 사이비 종교 세력 + 생양아치 유튜버 세력들에게 선동당해 엄동설한 길바닥에 유린당하고 있는 국민들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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