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단, 운동 다 챙겼는데 살이 잘 안 빠진다면? 오늘은 식단과 운동만큼 중요한 다이어트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 바로 수면에 대해서 알아보자.
운동은 칼로리가 소모되는 것이고, 잠은 칼로리를 안 쓰고 가만히 쉬는 것이니까 잘 시간도 아껴서 운동하면 정말 좋을 것 같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체중 감량에서 식단이 80%, 운동이 20%인데, 운동으로 소모되는 칼로리가 턱없이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단 55%, 수면 30%, 운동 15% 정도로 4:2:1의 비율을 유지하는 게 좋다.
스탠포드 의대의 2004년 연구에서 1024명을 분석해 봤더니, 8시간 이하로 자는 사람은 BMI가 올라갔다. 쉽게 말해서 살이 쪘다는 것이다. 수면에 문제가 생길수록 식욕을 줄여주고 체중을 줄여주는 날씬 호르몬인 렙틴은 줄어든다. 또 반대로 뚱보 호르몬인 그렐린은 늘어난다. 즉 잠에 문제가 생기면 살찌게 하는 호르몬은 늘어나고 날씬하게 하는 호르몬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거기서 끝이 아니라 살이 찌면 수면에 문제가 더 생겨서, 악순환이 된다. 살찌는 게 잠에 안 좋은 이유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때문이다. 살이 찌면 자면서 코를 많이 골거나 자다가 컥컥하면서 숨을 아예 안 쉴 때도 있다.
이 외에도 하지 불안 증후군, Rest Leg Syndrom, RLS가 있다. 비만한 사람은 RLS가 있을 확률이 높고, 특히 비만 여성들의 확률이 매우 높았다. 심한 사람은 밤마다 정신없이 움직이면서 주위 사람뿐만 아니라 본인도 잠을 완전히 설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간접적인 영향이긴 하지만 살이 쪄서 통증 문제로 잠을 못 자는 경우도 있다. 무거워진 몸무게를 감당해야 하다 보니 무릎, 발목, 발바닥 등 이 아파질 수 있는데, 아프면 당연히 잠이 안 온다. 존스홉킨스 의대의 2013년 연구를 보면 만성 통증이 있는 사람들 중 67~88%가 수면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존스홉킨스 의대와 예일대 간호대의 2016년 연구 결과, 뱃살을 많이 뺄수록 수면의 질이 높아졌고, 또 반대로 수면의 질을 높일수록 살이 더 잘빠졌다고 한다. 즉, 하던 대로 다이어트 하면 되고, 추가적으로 수면의 질을 높여주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1) 규칙적으로 제시간에 자고 제시간에 일어나야 한다. 동부 온타리오 소아병원의 2020년 연구에 따르면 자는 시간이 불규칙하고 늦을수록 건강에 악영향이 컸다.
2) 수면 환경 조정. 하버드 의대의 2013년 논문에 따르면 빛은 약물만큼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암막 커튼 등으로 빛을 아예 차단해 주는 게 도움이 된다. 다음은 소리다. 시끄러운 소리는 수면에 방해가 되므로 귀마개나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등을 활용해보면 좋다. 온도도 중요하다. RMIT 대학의 2018년 연구에 따르면 19도 정도로 맞추면 좋다고 한다.
3) 핸드폰이나 티비 등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를 줄여야 한다. 이런 빛이 잠을 오게 하는 멜라토닌을 억제시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4) 규칙적으로 운동 해야 한다. 이븐시나 의대의 2023년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낮춰서 몸을 이완시켜주고, 잠이 들 때뿐만 아니라 잠이 들고 나서 유지 시켜주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중간 강도의 운동은 잠에 좋지만, 높은 강도는 오히려 수면의 질이 낮아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