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와 물처리
기후위기와 물처리
  • 김정태 충북대 겸임교수
  • 승인 2024.11.05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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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제로 칼럼

`기후위기와 수처리'라고 하면 일견 관계가 별로 없어 보인다. 기후위기가 주로 탄소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를 얘기하는데 수처리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있다. 그것도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긴 폭염과 가뭄으로 물 부족 사태, 역대급 집중 강우로 침수와 홍수피해, 이게 다 지구온난화에서 비롯된 이상 기후 즉 물 문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단기적으론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홍수 피해에 장기적으론 극지의 빙하가 녹고 주요 도시가 침수된다. 당연히 물 관리가 필요하다.

안 그래도 해수면은 높아지는데 여기에 더해 과도하고 무분별한 지하수 사용을 남발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연간 최대 25cm가 가라앉아 오는 2050년이면 자카르타의 삼분이 일이 수몰된다는 전망 보고도 있다.

기후위기와 물은 이렇게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다시 수처리 산업으로 돌아가 보자.

먼저 정수. 말 그대로 깨끗한 물을 만드는 과정이다.

우리나라는 상수도 시스템이 잘돼 있어 생활에 불편함을 못 느끼고 살지만, 물이 원래 부족해 바닷물 담수화로 식수와 생활용수를 충당하는 중동은 차치하고, 유럽만 가도 석회질 물로 사용이 불편하고 음용수는 사서 마시는 것이 당연하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상수도 수질이 세계 7위 권이고 상수도를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고 하는데도 한국의 수돗물 음용률은 5% 수준이다. OECD 평균 51% 주요 선진국의 60~80%에 비교하면 꼴찌 수준이다.

정수 과정에서 당연히 기후위기에 일조하는 탄소를 배출하는 에너지가 들고 또 수자원이 고갈되니 물을 아껴 쓰자는 말은 당연한 얘기다. 그럼 하수와 폐수는 어떤가.

하수와 폐수는 생활하수와 산업폐수, 농축산 폐수로 구분되는데 `소비생활과 산업활동을 하는 사회에서 물질적 문명 활동의 부산물로 배출되는 폐기물 중 액체 형태로 배출되는 폐기물'로 정의된다.

생활하수는 가정, 사무실, 위락시설 등에서 배출되는 일반 하수로 여기에는 폐식용유, 합성세제, 분뇨, 음식물 찌꺼기 등이 포함된다. 산업폐수는 공장, 발전소 등 산업시설에서 배출되는 폐수로 화학물질, 중금속, 유기물 등이 들어 있고 농축산 폐수에는 가축분뇨, 비료, 농약 등이 들어 있다.

흔히 슬러지라고 불리는 탄소 성분을 가진 이런 하수 폐수 속의 유기물은 열량을 가지고 있어 에너지원 또는 비료 사용이 가능하다. 슬러지가 건조되면 고형연료로 화력발전소의 보조연료로 공급되고 있다.

문제는 연간 153만t이나 생산되는 소위 이 유기성 고형연료가 연소 과정에서 또 다른 탄소 발생의 원인이 된다는 것.

대안은 있다. 고형연료가 아닌 바이오차 토양개량제, 즉 퇴비로 사용하면 된다.

탄소배출도 줄이고 화학비료 사용도 줄일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또 다른 장점은 바이오차는 유기물에 포함되는 수분을 고형연료처럼 80%까지 맞추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건조화 과정에서 드는 에너지 또한 절감된다.

슬러지 고형연료가 화석연료 발전소 퇴출에 따라 그나마 갈 곳이 없어지자 이 슬러지를 기반으로 바이오차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폐기물을 재활용해 토양도 살리고 연료제조 및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도 줄일 수 있는 슬러지 바이오차 사업화에 적극 찬성한다. 사실 슬러지 바이오차 시장은 크지 않고 아직 경제성도 낮다.

신재생에너지 지원 제도인 REC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활성화시켜 나가듯 친환경적인 슬러지 바이오차 사업에도 정책적인 지원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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