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반성문’을 써야 하는 이유
‘기후 반성문’을 써야 하는 이유
  • 김연준 기후회복실천문화원장·전 충북도 산림국장
  • 승인 2024.04.23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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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제로(NET ZERO)칼럼
김연준 기후회복실천문화원장·전 충북도 산림국장
김연준 기후회복실천문화원장·전 충북도 산림국장

 

지금은 기후위기 시대다. 집중호우, 폭염, 가뭄, 산불, 미세먼지, 폭설 등 다양한 기후재난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이런 재난은 `CDEF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화(Complexity)·다양화(Diversification)·대형화(Enlargement)·빈번화(Frequency)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보더라도 2018년의 기록적인 폭염, 2019년 미세먼지 대란, 2020년 장마와 산사태를 비롯, 2022년 서울 동작구의 시간당 141.5mm 폭우, 2023년 가뭄과 홍수, 폭설 등 극한적 기후재난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구 표면 온도 상승으로 차가워야 할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나타나는 극한 현상이다.

재앙 수준의 기후재난이 계속되는 이유가 인간에 의한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상황을 줄여보고자 하는 노력은 아직까지 미흡하기만 하다.

극한적 기후재난으로 위험이 고스란히 우리의 자손들에게 그대로 전가되고 있는데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2021년 `Save the Children'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에 태어난 어린이는 1960년대에 태어난 조부모보다 산불, 기근, 가뭄, 홍수, 폭염 등 극심한 재난을 겪을 확률이 무려 2~7배 많은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우리가 과도한 화석연료의 사용, 폭력적 소비행태, 자연 생태계에 대한 착취적 훼손, 환경의 중요성 인식 미흡 등이 불러온 자업자득의 결과다.

모두 반성해야 한다. 사랑스러운 우리의 자손들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물려주기는커녕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도록 한 장본인이 바로 인류세이다.

미래 세대들은 극심한 기후 스트레스 속에서 절규한다.

“우리도 늙어서 죽고 싶어요” “나도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요” 이러한 절규에 대해 우리 기성세대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후위기 극복 방안인 탄소중립(탄소제로, Net-zero)을 실현하는 것이다.

기후위기로 인한 젊은 층의 불안감은 혼인 기피와 저출산으로 연결되고 이는 다시 지역소멸로 이어진다.

정부가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여 저출산 문제와 지역소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기후위기 문제에서 희망을 주지 않는다면 해결방안은 요원하다고 본다.

`강건너 불구경'식의 미온적 대처는 안된다. 환경훼손에 대한 반성의 기초위에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합심해 한가지씩이라도 악착같이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정책과 행동을 직접 실천에 옮겨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고, 무동력 자전거 및 대중교통 이용을 생활화한다. 또한 가정내에서도 냉난방기 온도 조절과 내복 입기 등 에너지를 절감하고 일회용품 사용 자제, 절제된 소비 문화 정착, 가정내 식물재배 등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반성적 토대 위에 `자연을 가족처럼 대하는 마음'과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기후위기에 대한 위험을 빨리 알아차리고, 곧바로 실천해야 한다. 말로만 하는 탄소중립은 공허할 뿐이다. 앞으로 기후위기의 CDEF화 현상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고, 일부 전문가는 Tipping point(임계점)가 지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절망하기에는 이르다. 모두가 함께 나선다면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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