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폭탄 … 여론조사에 목매는 후보들
문자 폭탄 … 여론조사에 목매는 후보들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4.03.27 1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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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후보 주요 선거운동 수단 인식 … 지지 요청 쇄도
선거구 1위 땐 경쟁 후보보다 표심 확보 수월 판단
대세론 … 선거사무소 관계자들 사기진작에도 큰 도움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3월 26(화)~28일(목) 진행되는 여론조사 02)전화 ○○○○당 ○○○ 꼭 선택 부탁드립니다.”

“02로 오는 전화 받아주시고, ○○(선거구)의 변화를 위해 ○○○ 선택해주세요! ○○구민의 편에서 일할 능력 있는 정치인을 원하신다면 그 답은 ○○○입니다.”

4·10 총선에 나서는 각 당 후보들이 주요 선거운동 수단으로 여론조사 대응을 꼽으면서 이전 총선까지만 하더라도 정당의 공천이 끝나면 잦아들던 여론조사 시 자신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는 문자메시지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여야 후보 누구랄 것도 없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해당 선거구에서 1위를 차지하면 남은 선거기간 경쟁 후보보다 수월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선거사무소 관계자들의 사기진작에도 여론조사 결과만한게 없다. 거듭되는 여론조사에서 지속적으로 경쟁 상대에 앞서는 결과가 나온다면 대세론을 내세워 선거전에 나서는 장점도 있다.

이 때문에 여야 각 후보는 여론조사기관의 정기여론조사와 언론사 등의 여론조사 일정 등을 확인한 뒤 선거사무소에서 확보한 유권자들의 휴대전화로 여론조사 시 지지를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

문자메시지는 발품을 파는 선거운동을 넘어 부수적으로 또 한 번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선거운동 효과로도 이어진다.

지역정가의 한 인사는 “이전 총선까지만 하더라도 후보들이 공천을 앞두고 각 당의 후보 적합도나 경선 여론조사에 집중 대응한 뒤 공천이 마무리되면 여론조사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이번 총선에선 이례적으로 공천 후 여론조사에도 적극 대응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이 같은 현상은 여론조사 결과에 유권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총선정국이 인물론이나 지역공약보다는 전국적인 이슈나 바람의 영향을 받는 경향으로 진행되는 것도 후보들이 여론조사 결과에 목을 매게 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유권자들로선 시도때도 없이 걸려오던 여론조사에 이어 문자메시지 폭탄을 또 다시 받아들게 되면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 주민 김모씨(57)는 “2~3주 전에는 여론조사 전화가 하루 4~5번은 오더니 요즘은 여론조사를 안내하는 문자메시지가 2~3건은 온다”며 “일상을 방해하는 `공해' 수준”이라고 피로감을 호소했다.

/엄경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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