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전쟁
쩐의 전쟁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4.03.27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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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금란 부국장
김금란 부국장

 

총선이 13일 앞으로 다가왔다. 표심을 향한 정치인들의 구애 작전은 더욱 치열해졌다. 여·야 할 것 없이 말만 하면 다 될 것처럼 도깨비 방망이 같은 공약을 쏟아낸다.

여느 선거처럼 올해 총선도 역시 쩐의 전쟁이다.

유권자의 마음을 잡기 위해 후보들은 천문학적인 세금을 쏟아붓는 공약도 아랑곳없다. 6g짜리 국회의원 배지를 향한 마음에 국민의 혈세는 뒷전이다. 지키면 좋고 지키지 않아도 탓할 사람 없는 공약에 야박할 필요는 없다. 표심이 움직일 것이라는 착각 속에 후보자들은 경쟁자보다 더 많이, 통 크게 쏘는 데 망설일 필요가 있을까.

아니면 말고 식 공약이어도 유권자들은 생각한다. 팍팍한 삶이 이번만큼은 기지개 켜기를, 무주택자의 설움을 이번만큼은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기를, 일자리 찾아 헤매는 불안함을 이번만큼은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실낱같은 희망을 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국민 1인당 25만원, 가구당 평균 100만원을 지급하는`민생회복 지원금'을 제안한 데 이어 27일엔 충북 표심을 잡기 위해 방문한 충주에서 `기본 사회 5대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자녀 1명당 8살까지 매달 10만원씩 지급되는 아동 수당을 17살까지 매달 20만원씩 확대 도입하는 `출생기본소득'을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교육기본권을 보장하고자 국립대와 전문대는 전액 무상으로, 4년제 사립대는 반값등록금을 약속했다.

국민의힘이라고 다를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5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동문회관에서 열린 서울 현장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자녀 세 명 이상을 대학 교육을 시킨다는 건 대부분 가정에 큰 부담”이라며 “우선 세 자녀 이상 가구에 대한 모든 대학등록금을 면제하고 두 자녀 이상 가정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당 차원의 공약으로는 육아휴직 급여 상한 인상(150만원→210만원) 및 사후 지급금 즉각 폐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혜택 400만명까지 확대, 경로당·노인복지관을 통한 점심 제공 주 7일까지 단계적 확대, 결혼 예비부부의 예식비용, 가구, 고효율 가전제품 구입 등 가구당 최대 200만원 지원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거대 양당이 내세운 공약대로 대학 무상 등록금이 실현되고 전 국민에게 수십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한다면 국민의 삶은 나아질까?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전국 중고생 7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28일부터 올해 1월3일까지 실시한`2024 청소년의 라이프스타일과 인식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면 청소년이 생각하는 건강한 한국 사회를 만드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1위 빈부격차·양극화, 2위 정치·이념 갈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치·이념 갈등 문제는 2020년 조사에서 36%였던 응답 비율이 올해엔 48%로 12%p 상승했다. 우리 사회에서 세대 간 소통이 원활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청소년 74%가 `원활하지 않다'고 답했다. 세대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이유로는`자라온 문화적 배경 차이'를 1위로 꼽았다. 이어 나홀로 문화를 추구하는 개인주의, 사회적 이슈에 대한 생각 차이 순이었다.

한국행정연구원이`데이터 브리프'에 공개한`한국인의 공공성 인식 측정'연구 내용을 보면 19~69세 2323명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우리 사회가 공정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11.5%만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특히 국가의 주요 3기관(입법, 사법, 행정) 중 국회가 공정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76.0%로 가장 높았다.

국민은 정치를 통해 삶이 바뀌기를 바라는 데 후보자들은 선거를 통해 자신의 팔자를 바꾸고 싶은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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