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강국 대한민국이 어쩌다가
치안강국 대한민국이 어쩌다가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3.08.20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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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하성진 부장(취재팀)
하성진 부장(취재팀)

 

세계에서 내로라할 만큼 자신했던 대한민국의 치안이 흔들리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묻지마 테러, 살인 예고를 접하다 보니 “집 밖을 나서기조차 무섭다”는 막연한 공포에 공감이 갈 정도다.

먼저 서울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보면 `과연 대한민국이 맞는가'라는 의구심이 든다.

서울 신림동의 야산 등산로 인근에서 30대 남성이 대낮에 여성을 흉기로 때리고 성폭행한 사건이 터졌다.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진 지 한 달도 안 돼 비슷한 장소에서 또 흉악 범죄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다.

범인은 폭행을 위해 너클을 준비했다고 한다. 너클은 손가락에 끼우는 방식의 금속 재질 흉기다.

또 방범 카메라 없는 사각지대를 골랐다. 범행 현장은 야산 중턱이지만 동네 주민이 많이 찾는 공원 인근이다.

이번 사건은 경찰이 사상 최초로 흉악 범죄 대응을 위한 `특별 치안 활동'에 들어간 상황에서 발생했다.

묻지마 흉기난동 등 연이은 끔찍한 사건에 충북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얼마 전 청주시내 칼부림 예고지역이 카카오톡으로 유포되는 일이 있었다.

충북경찰청은 6일 청주시내 칼부림 예고지역을 카카오톡으로 유포한 A씨를 협박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지난 4일 오후 7시15분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있는 `칼부림 예고 지역 목록'을 보고 이 목록에 청주의 특정 식당과 도로를 추가로 기재한 뒤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글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자 A씨는 오후 9시10분쯤 `112`를 통해 자수 의사를 밝힌 뒤 지난 5일 오전 충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자진 출석했다.

지난 16일에는 정부부처와 충청권 지방자치단체 등에 폭발물 테러 협박 메일이 발송돼 직원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청주시와 충주시, 제천시, 음성군, 진천군에서는 16일 오후 1시쯤 전 직원을 청사 밖으로 대피시켰다.

충북경찰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청주시청에 경찰 101명, 소방 9명, 군 폭발물 탐지대(EDO) 등을 투입해 폭발물 설치 여부를 수색했다.

충주시와 제천시 등에도 경찰과 소방, 군 병력이 출동했으나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해당 메일은 지난 7일부터 서울시 등에 발송된 일본발 폭발물 협박 메일과 같은 IP 주소인 것으로 알려졌다.

묻지마 흉기 난동을 시작으로 살인 예고, 테러 등 일련의 사건들이 쉴새없이 일어나면서 국민들의 공포감은 말할나위없이 커지고 있다.

오죽하면 20대 건장한 남성들도 휴대용 호신용품을 몸에 지니고 다닐까.

경찰의 대대적인 특별 치안 활동부터 내실있게 해야 한다. 다중밀집지역을 중심으로 한 도보순찰이 시각적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범죄를 막을 수는 없다.

전통적 방식을 벗고,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선제적 순찰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사법당국의 강력한 대처와 처벌이 있어야 한다. 이는 무분별한 모방범죄 억제로 이어진다.

사이코패스 등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

서현역 난동 사건의 범인이 조현성 인격장애 진단을 받고도 치료를 임의로 끊었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국가 관리 강화는 반드시 짚어보고 넘어갈 문제다.

묻지마 범죄는 단순 경찰과 사법당국에만 떠넘길 게 아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최적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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