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과 거리 유지·눈 자주 깜박여 건조 증상 예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이 병행되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의 걱정도 늘고 있다. 아이들이 컴퓨터나 태블릿PC 등 영상 단말기기를 보는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눈 건강'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영상 단말기기를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신체적으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갑작스럽게 근육에 스트레스가 가해지거나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해 어깨나 목의 통증을 유발하는 근막통증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거북목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영상 단말기기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눈도 조절 장애, 사시로 인한 복시, 안구건조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조절 장애란 컴퓨터나 스마트폰, 독서 등 근거리 작업을 장시간 할 경우 초점을 정확히 맺는 기능이 떨어져 눈이 피로해지고 시야가 점차 흐려지는 증상이다. 심할 경우 두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대부분 증상이 호전되지만 안구가 발달하는 시기인 9세 이하 어린이들은 조절 장애가 진성 근시로 진행될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 화면을 집중해서 보면 평소보다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어드는데 이로 인해 눈물 증발량이 증가해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건조 증상이 심해지거나 치료를 제 때 하지 않아 눈물층이 균일하게 유지되지 않을 경우 망막에 상이 선명하게 전달되지 않아 시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화면의 크기도 눈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태블릿 PC와 같이 화면 크기가 작을수록 화면에 표시되는 글자나 그림이 작게 표시된다. 이를 크게 보기 위해서 화면을 가까이 당겨서 보면 조절력 과다 사용, 눈 몰림 등으로 인해 가성근시, 사시 등 안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그렇다면 아이의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자녀가 화면과 눈 사이에 50㎝ 정도의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자녀에게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이는 습관을 길러주면 건조 증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적절한 휴식도 중요하다. 한 과목의 수업이 끝나면 자녀가 먼 곳을 보며 눈에 충분한 휴식을 줄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다.
바른 자세에서 화면을 보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간혹 자녀가 컴퓨터 화면이 보이지 않는다고 화면 가까이 다가가는 경우가 있는데 자녀의 시력이 떨어진 결과일 수 있으므로 시력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안경을 착용하고 있는 아이도 시력에 변화가 생겨 잘 보이지 않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안경 도수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김대희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소아안과센터 교수는 9일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수업이 시행된 지 3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들의 눈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영상기기 시청 시간이 길어진 만큼 올바른 시청 습관을 갖도록 지도해야 하며 특히 저학년일수록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