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 정유물질 20% 이상 포함 … 불 잘 붙고 지속
전문가, 수종 교체 등 적극적 식수 정책 필요 지적

내륙에서 역대급 산불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 비율이 높은 충북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산불 피해를 최소화 할 수종교체 등 적극적인 식수정책 필요성이 제기된다.
27일 산림청 임업통계연보를 보면 2020년 기준 충북 소나무(소나무·해송) 식재 면적은 7만3972㏊로 도내 산림총면적(14만6764㏊)의 50%에 달한다. 이외에 잣나무(9473㏊), 낙엽송(3만8272㏊), 리기다(2만3436ha), 편백나무(587㏊), 기타침엽수(1024㏊)로 구성돼 있다.
산악지대가 많은 충북의 지리적 특성과 소나무 구성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산불에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자료를 보면 최근 10년간 충북에서 380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지난 24일에는 옥천과 영동 야산에서 불이 나 축구장 56개 넓이의 산림 39만6100㎡를 태웠다.
충북은 산이 많은 내륙지역인데다 불에 취약한 소나무가 산림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산불위험이 높다.
소나무는 불이 붙으면 지속시간이 활엽수보다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나무 송진은 테라핀과 같은 정유물질을 20% 이상 포함해 불이 잘 붙고 오래 타는 특성 때문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나무는 활엽수보다 1.4배 더 뜨겁게 타고 불이 지속되는 시간도 2.4배 더 길다. 이같은 특성 때문에 소나무가 산불에 가장 취약한 수종으로 분류된다.
소나무는 겨울에도 잎이 그대로 붙어 있어 나뭇가지나 잎이 무성한 부분만 태우고서 확산하는 수관화(樹冠火)가 발생하기도 한다. 수관화가 생기면 많은 불똥이 만들어지고 불이 수십∼수백 날아가는 비화(飛火) 현상이 발생한다. 수관화는 나무의 잎과 가지가 타는 불로 지표화로부터 발생해 수간에서 수관으로 강한 화세로 퍼져 가는 위험한 불이다.
지난 22일 산불이 시작된 의성을 비롯해 확산하고 있는 경북지역 산불발생지역은 소나무가 많은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 역대급 산불이 발생하면서 불에 취약한 소나무 대신 상대적으로 불에 강한 활엽수 중심의 내화수림대 조성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나무는 불에 잘 타는 단점이 있다”며 “소나무가 산불에 취약한 점 때문에 수종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엄경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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