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사자' 바람이 딸과 제2의 삶
`갈비사자' 바람이 딸과 제2의 삶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4.07.24 19: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경동물원 대표 강릉서 임시보호 딸 기증 의사
청주동물원 교차방사 등 훈련 후 합사 진행키로
(왼쪽부터) 청주동물원 바람이와 강릉동물원서 보호중인 바람이 딸. /뉴시스
(왼쪽부터) 청주동물원 바람이와 강릉동물원서 보호중인 바람이 딸. /뉴시스

 

앙상하게 마른 몸 때문에 `갈비사자'로 불렸다가 구조돼 청주에서 새 삶을 살고 있는 수사자 바람이(20)가 딸(5)과 재회한다.

청주시는 문을 닫은 경남 김해의 부경동물원 대표로부터 생후 5년 된 바람이 딸 기증 의사를 전달받아 청주동물원 이송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바람이 딸은 지난 5월 부경동물원에서 강원 강릉의 쌍둥이동물농장으로 이송돼 임시 보호를 받아 왔다.

이 암사자는 8년간 혼자 열악한 환경에서 살던 아빠 바람이가 지난해 7월 동물복지로 명성을 얻는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진 뒤 부경동물원에 남았다.

그런데 좁은 사육장 내부를 계속 돌아다니는 등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무의미한 행동을 반복하는 `정형행동'을 보여 안타까움을 샀다.

청주동물원은 바람이 딸을 포함해 부경동물원 잔류 동물을 대상으로 올해 3차례 현장 건강검진을 진행한 바 있다.

현재 외관상 바람이 딸의 신체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시는 금강유역환경청에 국제 멸종위기종(CITES 2급) 입식을 위한 양수신고를 하는 등 절차를 거쳐 다음 달 중 청주동물원으로 데려올 예정이다.

청주동물원은 당장은 서로 부녀 관계임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고 보고 교차 방사, 마주 보기 등 훈련을 거쳐 합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 나이로 100살에 가까운 바람이는 구조 당시 뒷다리가 약해 가끔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일 정도로 야위었으나 지금은 야생동물보호시설 내 1.5m 높이 바위도 성큼 올라가 앉는 등 건강 상태가 호전됐다. 밥도 잘 먹고, 암사자 도도(13)와도 별문제 없이 지내고 있다.

바람이라는 이름은 청주동물원이 구조 직후 `노령 사자가 더 좋은 삶을 살기를 바란다'는 의미에서 지어주었다.

바람이 구조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청주동물원은 지난달 기준 68종 295마리의 동물을 보호하고 있다.

2014년 환경부 서식지외보전기관 지정, 2021년 천연기념물 치료소 지정 등 멸종위기종 보전과 서식지 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국내 첫 환경부 거점동물원으로 지정돼 동물원 안전관리, 질병 검역, 야생동물 구조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형모 선임기자

lhm043@cctimes.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